미국이 아이슬란드와 영국 사이 북대서양에서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와 연관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베네수엘라 압박 정책이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 유럽사령부는 미국 해안경비대와 군 자산을 동원해 유조선 마리네라호를 미국 제재 위반으로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미국 요청에 따라 국제법을 준수해 이번 작전을 지원했다고 했다.
벨라1호로 알려진 마리네라호는 지난해 12월 이란에서 출발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싣기 위해 이동하던 중 미국 해안경비대 단속에 걸렸다. 이후 미국 해안경비대의 승선 시도를 거부하고 대서양으로 도주했다. 이 선박은 도주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 선박으로 등록하고, 명칭을 마리네라호로 바꿨다.
미국은 마리네라호가 국제 제재 대상인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원유를 불법으로 운송하는 ‘그림자 선단’에 속한다고 봤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그들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 유조선인 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조선 나포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리네라호 추격 중단을 요청해온 러시아는 이번 작전에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측은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에 등록된 선박에 무력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며 “러시아 국적 승조원을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조국으로 귀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클리샤스 러시아 상원의원은 “국제법 규범을 위반하는 해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필요한 경우 승무원이 미국으로 송환돼 기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제재를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교통부는 성명에서 “유엔 규범상 공해에서는 항행의 자유가 허용되며,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에 등록된 선박에 무력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