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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숙하며 창업 준비"…서울대, '공대판 아이돌 시스템'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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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 아이돌처럼 숙소까지 제공
    1인당 최대 1600만원 지원
    카카오 등 동문 멘토단 총출동
    서울대 제공
    서울대 제공
    서울대 공대가 창업반을 신설한다. ‘5학기 이상 재학 학부생’ 중 소수 정예 20명을 선발해 1년간 ‘실전 창업’에 전념하도록 하는 제도다. K팝 아이돌 양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합숙 생활을 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다. 서울대 정규 교육 과정에 창업반이 생긴 건 1975년 개교 이후 처음이다. 의대 쏠림 현상을 막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으로 인재가 유입되도록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동문 창업 멘토단 총출동


    8일 서울대에 따르면 올해 봄학기부터 ‘창업가형 공학기술 혁신인재 지원사업’이 공대에 신설된다. 학점, 숙소, 멘토링을 하나로 묶은 합숙형 창업 프로그램이다. 3학년 이상 학부생을 대상으로 이달 19일까지 지원을 받고 다음달 초 20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선발된 학생이 1년간 창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매월 창업활동비 80만원과 등록금을 포함해 1인당 최대 1600만원을 지원한다.

    공대는 낙성대·대학동 일대에 사무·주차 공간을 갖춘 전용 시설도 마련했다. 김영오 서울대 공대 학장은 “공대 최상위 인재들이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이유로 도전을 포기하는 흐름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학부 단계부터 창업을 하나의 확실한 진로 옵션으로 제시해 공대 인재들이 과감한 도전에 나서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는 교육 과정을 단계화했다. 1학기에는 기계,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환경 등 핵심 분야를 배우며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2학기부터는 매주 창업 동문들의 밀착 멘토링을 통해 직접 창업을 실현해 본다. 송재준 컴투스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CIO),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이제범 카카오 공동창업자 등 동문 창업가가 멘토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창업 경쟁 직면한 서울대


    서울대 공대는 미국 스탠퍼드대의 ‘메이필드 펠로십’을 벤치마킹해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메이필드 펠로십 프로그램은 매년 12명의 소수정예 인원을 선발해 실리콘밸리 창업 리더를 육성한다. 1996년 시작 이후 지금까지 360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벤처캐피털(VC), 빅테크, 스타트업 현장을 넘나드는 강력한 창업 인재 네트워크를 형성해 왔다.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과 인사·급여 플랫폼 ‘구스토’ 등이 이 프로그램을 거친 학생들이 차린 대표적 스타트업이다.

    김 학장은 지난해 공대 교수들과 중국 선전의 창업 생태를 견학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인재 양성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홍콩과학기술대 같은 선전의 주요 대학은 로봇 등 막강한 제조 생태계와 창업 교육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10년 넘게 운영 중이다. 한국은 정반대다. 재단법인 교육의봄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중 창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3%로 미국(13%)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최상위 인재가 의대로 이동하는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자연계 정시 상위 1% 학생의 76.9%가 의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대·이공계를 택한 학생은 10.3%에 불과했다. 이 같은 의대 쏠림은 대학 순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이 지난해 발표한 ‘창업가 배출 세계 대학 100대 순위’에서 서울대는 69위에 머물렀다. 미국 UC버클리·스탠퍼드대 등은 물론이고 중국 칭화대(25위)에도 뒤졌다.

    서울대가 합숙형 창업 트랙을 설계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서울대 공대는 이번 프로그램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 전략의 일부로 보고 있다. ‘스타 창업가’를 배출해 공대생에게 눈에 보이는 성공 경로를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대 ‘교수 창업’ 1호인 박희재 기계공학부 교수는 “그간 서울대 학부생의 창업 비율이 높지 않은 건 보상 생태계가 미비했기 때문”이라며 “기술 혁신은 스타트업에서 나오는 만큼 공대에서도 창업이 자연스러운 진로가 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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