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생태계' 통째로 수출하는 中…세계 '등대공장' 40%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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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파워 허브 대한민국
(3) 韓 위협하는 中 첨단 제조업 굴기…선택지는
제조업 천지개벽…속도·효율 모두 갖춰
AI·로봇 결합한 '다크팩토리' 中 전역에 깔려
가전 만들던 샤오미, 전기차 시장 진출한 배경
"中 배워라" 이재용 특명으로 직원들 공장 견학
항저우 6룡 뒤엔…10년 넘는 혹독한 실험
전기차·배터리 등 7개 분야 세계 1위 기업 배출
美와 기술동맹은 유지하되 中 생산인프라 활용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韓 '킬러 콘텐츠'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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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만들던 샤오미, 전기차 시장 진출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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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6룡 뒤엔…10년 넘는 혹독한 실험
전기차·배터리 등 7개 분야 세계 1위 기업 배출
美와 기술동맹은 유지하되 中 생산인프라 활용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韓 '킬러 콘텐츠' 찾아야
◇中 제조 2035 최전선에 선 항저우
제조 현장에서 중국의 변화는 천지개벽 수준이다. AI·로봇을 결합해 휴일 없이 24시간 가동하는 ‘다크팩토리’는 중국에선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와 ‘불이 꺼진 채 돌아가는 공장’이 동시에 작동하는 국가가 됐다는 의미다.
중국의 ‘제조 굴기’는 자동차, 배터리를 넘어 반도체·로봇 등 첨단산업의 제조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스마트폰 찍어내듯 제조 생태계를 통째로 수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중국의 행보가 한국의 미들파워 허브 전략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이미 주요 제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2015년 발표한 첨단 기술 확보 전략인 ‘중국 제조 2025’에서 꼽은 11개 산업 중 전기차·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최소 7개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을 배출했다.
◇‘가성비’로 무장한 스타트업 군단
중국 공산당은 ‘제조 2025’를 넘어선 ‘제조 2035’ 전략을 치밀하게 세우고 있다. 기초·원천 기술을 담당하는 연구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 2035년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엔 국가슈퍼컴퓨팅 네트워크(SCNet)를 기반으로 인간 개입 없이 스스로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자율형 AI 시스템을 가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I판 맨해튼 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중국이 대응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한국이 여전히 ‘AI 3대 강국론’에 치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중국의 또 다른 위협 요인은 젊은 연구개발(R&D) 인재들의 창의성이다. 촘촘하게 설계된 제조 생태계와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더해져 중국은 첨단 기술 산업에서도 ‘중국 천하’를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이후 매년 R&D 투자를 10% 가까이 늘렸고, 관련 예산은 2020년 2조4393억위안에서 지난해 4조위안을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방문한 저장성 항저우는 중국인 14억 명의 미래를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오픈AI 대항마인 딥시크와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로봇 기업 유니트리뿐만 아니라 딥로보틱스(휴머노이드로봇), 브레인코(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매니코어(AI 공간지능), 게임사이언스(게임) 등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중국 테크업계의 ‘6마리 용’(류샤오룽·六小龍)으로 불리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국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최전선 기술에서 선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항저우의 한 기업인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본고장인 항저우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10년 넘게 혹독한 실험을 거쳤다”며 “공산당은 스타트업에 무이자 자금 지원, 임차료 감면, 연구 공간 등을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中 브랜드 파워 키워 ‘안방’ 침투
기술 경쟁력을 키운 중국 제조업의 파도는 이미 한국 시장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은 ‘탐색’ 단계를 지나 이미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초 중국 완성차 최초로 한국에 공식 진출한 비야디(BYD)는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4위로 등극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커, 샤오펑 등 다른 브랜드도 올해 국내 출시를 예고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세계 3위 완성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안방을 위협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스마트폰과 가전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45%로 선두를 점령했고, 샤오미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스마트 가전으로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판매를 늘리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밀가공 업체를 인수하려는 중국 기업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자칫하면 한국 제조업이 뿌리째 중국에 먹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우리 공급망이 미·중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의존하도록 해선 안 된다”며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같은 편으로 둘 수밖에 없게 할 히든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전·항저우=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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