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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美 석학도 아는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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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美 석학도 아는 '학원'
    학원이란 말로 대변되는 한국 사교육 시장은 규모와 참여율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가 추산한 시장 규모는 29조2000억원으로 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 매출(약 2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초·중·고교생 사교육 참여율은 80%를 돌파했다. 소득이 낮아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자(약 33%)도 자녀 사교육을 위해 지갑을 연다는 얘기다. 학원 강사 등 사교육 종사자만 1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의 학원 열풍은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교수는 그제 미국경제학회 인터뷰에서 ‘Hakwon(학원)’이란 한국어 단어를 정확히 발음했다. 그는 “학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한국의 ‘경쟁 교육’은 지속되기 어렵다”며 “언제 경쟁에서 밀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학원에서 이뤄지는 사교육은 장점도 적잖다. 단기간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효과는 부인하기 어렵다. 공교육만으로는 부족해 시장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마땅찮다. 문제는 ‘사교육 카르텔’ 등 시장 과열로 인한 부작용이다. 학원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현직 교사와 사교육업계가 결탁해 내신·수능 문항을 불법 거래하는 사건이 수시로 터진다. 최근엔 전국구 일타강사인 H·J씨 등이 현직 교사 등으로부터 시험 문항을 구매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사교육의 투자 효율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비싼 학원에 보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이 “그 돈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라”고 권유하는 것도 불확실성이 커서다. 최근엔 AI 기술 발달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학원 교육 본질은 문제를 빠르게 푸는 훈련인데, 아무리 노력해도 AI를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무의미하다며 고등학교 졸업자나 대학 중퇴자를 뽑는 기업이 등장했다. 문제 풀이에 능해 명문대에 진학한 이들에게 의존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해외 석학도 알 만큼 유명한 한국 학원 시스템이지만 유통기한이 그리 오래 남은 것 같지는 않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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