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인하도 괜찮아?…중국 효과 못 본 NVDA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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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재가 못 된 H200 수출 승인
9일(미 동부 시가)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0.3%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엔비디아가 중국 및 다른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H200 제품을 출하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시 주석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H200 판매액의) 25%는 미국에 내게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가 세부 사항을 마무리 중이며, 이런 접근법은 AMD, 인텔 등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중국에게는 ⑴ 미국 기술 의존이 심화하면 국내 혁신이 저해될 위험 ⑵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동으로 인한 불안정한 공급이라는 두 가지 위험이 존재한다. 그러나 중국산 칩은 물량과 성능 면에서 한계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중국이 중요하지 않은 인프라 및 비군사 목적에 H200 사용을 허용하는 선별적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미 의회에서도 민주당 중심으로 엔비디아 칩 수출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베이징에 AI 칩을 선물하는 것은 AI 경쟁에서 미국의 주요 이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판매되는 엔비디아 칩은 수출되기 전에 미국에서 '특별 보안 검토'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 매파적 인하도 괜찮아?
월가의 내일 FOMC에 대한 기본 예측은 '매파적 인하'입니다. 금리를 인하하지만, 다음 달 인하의 기준은 높인다는 겁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의 12월 인하 베팅은 87.4%에 달하지만, 내년 1월 28일 인하 베팅은 23%에 그칩니다.
관건은 '매파적 인하'가 시장을 실망하게 할 것인지입니다. 다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이번 주 금리 인하는 매파적 기조와 함께 이뤄질 것이며, 내년에는 장기적인 금리 동결 가능성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Fed가 장기 금리 동결을 준비했다는 강력한 신호는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22V리서치는 "파월 의장은 FOMC 내부에 단기 정책 전망에 대한 합의가 거의 없다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런 분열은 성명서에서도 분명히 드러날 가능성이 높으며, 당연히 2026년 금리 인하 전망은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시장은 단기적으로 더 높은 금리 인하 기준(장벽)에 적응해야 할 수 있으나, 지난 10월 FOMC와 같은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성장 전망 개선 및 Fed의 자산 매입 재개가 위험자산에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할 것이며, 새 의장이 2026년 1회보다 훨씬 더 많이 인하하길 원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재정 부문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도 위험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내일 금리 인하 이후 시장은 향후 몇 달 동안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완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할 필요성을 덜 느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Fed가 지나치게 매파적이라면 백악관이 곧 파월 의장 후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시장 불안을 없애주는 '청산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설립자는 그래서 투자자들이 계절적 반등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S&P500 지수는 연말 7000~7300으로 마감할 것으로 봅니다.
3. 장기 금리 불안…내년엔 인상?
그러나 이런 대통령의 압박, 차기 의장 후보의 비둘기파 발언은 채권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도이치뱅크는 내년에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Fed의 금리 인상'을 들었습니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트럼프감세법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문제가 되면서 Fed가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겁니다. 해싯 위원장도 오늘 "인플레이션이 2.5%에서 4%로 올랐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호주중앙은행(RBA) 미셸 불록 총재는 오늘 당면 과제는 장기 금리 동결을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인상해야 할지 여부라고 했습니다. 호주 금융시장은 6월 금리 인상을 거의 완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장은 6월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최근 추가 인하의 장벽이 높다고 밝힌 이후, 금융시장은 내년 9월까지 25bp 이상 인상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인 이사벨 슈나벨 이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전환됐고, 시장은 다음 금리 움직임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습니다. '다음 움직임이 인상이라는 기대가 적절한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그런 기대에 꽤 편안하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로 인해 독일 2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일본은 다음 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은 1년 안에 금리가 최소 50bp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캐나다에서는 11월 고용 데이터 등이 예상치 못한 호조를 보이자, 시장은 10월까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거의 완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4. 나쁘지 않은 경제…왜 내려?
미국의 경제 데이터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① ADP는 주간 민간고용 데이터에서 기업들이 11월 22일로 끝나는 4주 동안 주당 평균 4750개 일자리를 늘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전 주까지 4주 동안 주당 평균 8000개 일자리가 감소한 것에 비하면 개선된 것입니다. ADP는 지난주 11월 한 달 동안 민간고용이 3만2000개가 줄었다고 발표했었지요.
세 가지 데이터 모두 세부 내용은 긍정, 부정적 측면이 섞여 있었지만, 헤드라인에서는 예상보다 나았습니다.
찰스슈왑은 "만약 Fed가 내일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려는 매파적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국채 수익률은 더 상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야데니리서치는 "Fed가 9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고 수요일에 25bp를 추가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물 수익률은 8월 이후 지속해서 4%를 약간 웃돌고 있다. 이는 Fed가 작년에 금리 인하를 시작했을 당시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채권 시장은 Fed의 완화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있다. 대신 투자자들은 늘어나는 연방 정부 부채와 인플레이션이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맨그룹은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장기 채권 금리가 반드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채권 시장에서 차기 의장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면 Fed는 장기 차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양적 완화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5. JP모건이 망친 하루
결국 S&P500 지수는 0.09%, 다우는 0.38%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스닥은 일부 빅테크가 선전하면서 0.13%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중에서는 테슬라 1.27%, 알파벳 1.07%, 아마존 0.45%, 마이크로소프트 0.20% 올랐습니다. 애플은 0.26% 내렸고 메타는 1.48%나 미끄러졌습니다.
에너지 업종 상승세는 엑손모빌이 이끌었습니다. 엑손모빌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250억 달러의 매출 성장, 350억 달러의 현금 흐름 성장을 예상한다고 장기 성장 전망을 업데이트한 뒤 1.96% 올랐습니다.
반면 JP모건은 마리앤 레이크 소비자금융 CEO가 2026년 전체 비용 지출이 10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뒤 4.66% 폭락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1011억 달러였죠. 그는 비용 증가가 지점 설립, AI 투자, 보상 인센티브 등 성장 관련 비용이라고 했습니다. 또 소비자 배경이 "좀 더 취약하다"라며 2025년 신용카드 대손충당금을 약 3.3%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JP모건의 급락세는 다른 금융 업종으로도 번졌습니다. 웰스파고는 -1.30%, 뱅크오브아메리카 -0.67%, 마스터카드 -0.54% 내렸습니다.
6. 모건스탠리 "AI 수요…회사채 비중 축소"
최근 월가에서는 내년 시장을 전망하는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핵심 질문이 AI 자본지출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 하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4가지를 선별해서 답했는데요. 이 중 두 가지가 AI와 관련된 것입니다. 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① AI 붐으로 인해 AI 주식과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비싸진 게 아니냐, 즉 1990년대 말 닷컴버블과 비슷한 상황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② AI로 인해 채권 발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채권 시장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에 위험을 높일 가능성에 대한 것입니다.
③ 대형주 편중 현상이 약해지고, 상승세가 중·소형주로 확산할지 하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지금은 이익 사이클 초반 회복기이며 금리 인하·감세·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거시경제 환경도 매우 우호적이다. 이 모든 것이 광범위한 이익 증가세를 뒷받침한다"라면서 "기업 이익이 전반적으로 확산할 것이라 보고 있고, 그래서 중·소형주 비중을 상향해 대형주보다 선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④ 올해의 달러 약세 추세가 이어질까 하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약세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⑴ 미국 노동시장에 대한 단기 우려가 있고 ⑵ 내년 5월 신임 Fed 의장 선임에 따라 Fed가 비둘기파적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으며 ⑶ 미국과 다른 지역 간 금리차 축소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1.23달러까지, 엔화는 140엔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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