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 구겐하임 설계 '건축계 거장' 프랭크 게리, 96세로 별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프라하 댄싱하우스 등 유명 작품 남겨
2012년 방한 당시 한국 미술품 애정 드러내기도
2012년 방한 당시 한국 미술품 애정 드러내기도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게리는 짧은 기간 호흡기 질환을 앓던 끝에 이날 LA 샌타모니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그의 회사 게리 파트너스 LLP의 책임자가 언론에 밝혔다.
게리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해 1997년 개관 당시 세계 건축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로이드 라이트 이후 가장 유명한 미국 건축가로도 꼽힌다.
캐나다 출신인 게리는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198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주요 상을 휩쓸었다.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금메달과 미국예술가협회 평생공로상, 캐나다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 가운데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스페인 북부 해안의 쇠퇴해 가던 산업도시에 화려하고 활기찬 이미지를 부여하며 도시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YT는 "땅속에서 솟아오른 듯한 반짝이는 은빛 형상의 조화로 이뤄진 이 건물의 경쾌한 외관은 감정적으로 충만한 새로운 건축의 도래를 알리는 듯했다"고 평했다.
모교인 USC 건축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후학을 양성했고, 예일대와 컬럼비아대에서도 강의했다.
2012년 9월에는 한국을 방문했다. 게리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강연에서 "건축가의 열정이 건축물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해질 때 그 건축물은 비로소 걸작품이 된다"며 "건축가가 작품에 대해 느끼는 열정을 건축물을 보는 사람들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불상을 봤는데 그것을 만든 예술가가 느꼈을 감정을 나도 느꼈다"며 "한국의 청자, 백자를 보니 놀랍다. 한국 도자기와 미술품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루이뷔통이 2019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연 복합매장 '루이뷔통 메종 서울' 건물을 설계하기도 했다.
NYT는 일각에서는 그의 작품을 건축이라기보다 조각에 가깝다고 평가하며, 또 다른 이들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그를 '스타 건축가'라고 부르며 빈정대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