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 시대 위해선 GPU 100만장 필요…에너지 없인 실현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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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 李대통령 만나 'AI 강국' 조언
손 "DJ엔 브로드밴드, 文엔 AI
이젠 1만배 더 뛰어난 ASI 시대
인류가 금붕어, AI가 인간될 것"
李, 글로벌 AI산업 조류에 공감
"한국형 AI 모델 마련하라" 지시
손 "DJ엔 브로드밴드, 文엔 AI
이젠 1만배 더 뛰어난 ASI 시대
인류가 금붕어, AI가 인간될 것"
李, 글로벌 AI산업 조류에 공감
"한국형 AI 모델 마련하라" 지시
이 대통령은 이날 손 회장에게 “대한민국이 세계 3대 AI 강국을 지향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좋은 제안,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가 갖는 엄청난 역량 때문에 상하수도, 도로 같은 초보적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AI 기본사회’라는 개념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기업, 집단들이 AI를 기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손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ASI’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한참을 할애했다. 손 회장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 인공지능)가 인간 두뇌와 1대1로 동등한 수준이라면 ASI는 인간보다 1만 배 뛰어나다”며 “인간과 금붕어의 격차”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의 지위를 갖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약간 걱정이 된다”면서도 접견 후 배석한 국무위원들을 별도로 불러 한국형 독자 AI 모델이 ASI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ASI를 강조하며 “한국의 약점은 에너지”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업계는 ASI와 같은 초인공지능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기하급수적인 연산 능력이 필요하고, 이는 곧 천문학적인 전력 소모로 직결 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구글 검색 1회당 전력 소비량은 0.3Wh 수준이지만, 챗GPT 등 생성형 AI의 답변 1회는 약 2.9Wh~10Wh를 소모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10배에서 30배의 전기가 더 든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구상 중인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는 무려 5GW(기가와트)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는 1GW급 원자력 발전소 5기를 오로지 이 센터 하나를 위해 24시간 돌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이 ASI라는 글로벌 AI산업의 조류에 적극 공감을 표하면서 탈원전 정책이 조금 더 유연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회담에서 손 회장은 한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장을 확보한 것에 대해 “ASI를 실현하려면 그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적어도 100만장의 GPU가 필요하고, 이를 가동하려면 1GW급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형 원전 1기를 새로 지어야 가능한 전력이다.
손 회장이 저전력반도체 제조를 위해 투자한 Arm이 한국과 반도체 설계 인력 양성에 합의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 대통령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이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이해성/김대훈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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