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에 거품…지금은 美 아닌 中 테크기업 더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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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인터뷰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운용 뱅상 모르티에 CIO
인공지능 관련 투자, 과열된 상황
머스크 '우주 데이터센터' 실현 땐
지금보다 운영비 10분의 1로 줄어
건설중인 데이터센터 가치 떨어질것
美 투자 비중은 3분의 1이 적당
달러 약세 신호…아시아 투자 늘려야
중국 상위기업株, 미국 대비 절반값
양자컴·로보틱스 관련 업체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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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 비중은 3분의 1이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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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 논란이 최근 일었는데요.
“AI 기술 자체는 거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도록 해주는 중요한 기술이죠. 다만 투자 관점에선 과열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AI산업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엔 거품이 끼어 있다고 분명히 얘기할 수 있죠.”
▷일부 거품으로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기술 변화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몇 년 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가 등장할 겁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언급한 ‘우주 데이터센터’처럼요. 우주에선 냉각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태양 에너지를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운영비가 현재 대비 1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세계 곳곳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겁니다.”
▷‘거품 산업’을 구체적으로 꼽자면 어떤 게 있나요.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이 중심입니다. 미국·유럽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데, 상당한 투자금이 부채를 통해 조달되고 있죠. 회계상 5~7년에 걸쳐 상각되면서 비용으로 인식됩니다. 문제는 지금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들은 곧 ‘구식’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자산 가치가 하락한 뒤에도 해당 기업이 과연 부채를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을까요?”
▷또 어디가 과열됐을까요.
“챗GPT, 제미나이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서비스 시장 경쟁도 매우 치열합니다. 다양한 기업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죠. 결국 LLM은 범용재(commodity)가 될 겁니다.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구독하는 데 많은 돈을 지불하려 들지 않을 겁니다.”
▷AI 반도체는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AI산업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죠. 앞으로도 계속 중요하겠지만 이 분야 기술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구글이 메타에 자체 칩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메타의 엔비디아 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죠. 내가 투자한 기업의 마진(이익률)과 점유율이 10년 후에도 그대로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건 위험한 판단입니다.”
▷아직 투자 기회가 남은 곳이 있을까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업을 선호합니다. 데이터센터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AI 시장의 후방산업인 전력망과 재생에너지 등이겠죠. AI를 활용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업에도 기회가 있습니다. 제약·은행 업종이 대표적입니다.”
▷미국 증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입니까.
“시장이 소수 종목에 지나치게 쏠려 있습니다. S&P500 내 10개 정도에 개인과 헤지펀드 자금이 집중됐습니다. 심지어 2~3배짜리 상장지수펀드(ETF), 단일종목옵션, 마진거래 등 레버리지를 낀 투자도 상당합니다.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손실이 급격히 불어나는 ‘눈덩이(snowball) 효과’가 생길 수 있죠. 마진콜로 강제 청산이 발생하고, 이게 또 다른 하락을 불러오며 거품이 와르르 무너질 겁니다. 최근 급락한 비트코인처럼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답은 분산투자입니다. S&P500, 나스닥100 등 대표 지수조차 소수 종목에 집중됐죠. 시가총액과 관계없이 모든 종목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한 ‘S&P500 동일 가중지수’에 투자하는 걸 추천합니다. 더 넓은 시장에 분산투자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비중을 낮춰야 할까요.
“미국 비중을 더 높여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포트폴리오 중 3분의 1에서 최대 절반이 적당합니다. 달러는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주식이 올라도 달러가 약세면 성과가 낮아질 수 있지요. 미국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7%로 높은데, 향후 줄어들 가능성은 작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신뢰도 역시 달러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신뢰가 흔들릴 위험이 있죠.”
▷그럼 어느 나라에 투자해야 하나요.
“아시아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최소 4분의 1에서 3분의 1을 할애하는 게 좋습니다. 중국, 인도, 한국, 일본 모두 각자의 투자 매력이 있죠. 유럽은 상대적으로 덜 흥미로운 시장이지만 저렴합니다. 가치주와 배당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걸 추천합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곳은 어디입니까.
“중국 기술 기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LLM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등 혁신을 주도하고 있죠. 그런데도 중국의 상위 기술 기업은 미국의 절반 가격입니다. 중국인이 올 들어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서 증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이 시장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시장 친화적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죠.”
▷어떤 중국 기업을 골라야 합니까.
“양자컴퓨팅, 반도체, 바이오테크, 로보틱스 관련 기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하는 기업이 좋습니다. 텐센트, 알리바바 같은 빅테크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종목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겁니다.”
▷한국 투자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땐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위험자산 대신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대표적이죠. 한국 국채, 회사채 모두 좋습니다. 채권은 이자수익이 있고, 만기까지 보유하면 가격 변동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5~10%를 금으로 채워 변동성을 완충하는 것도 방법이죠. 한국 투자자라면 달러 약세에 대비해 환헤지를 하는 게 좋습니다.”
■ 뱅상 모르티에는…
△프랑스 ESCP 유럽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1996년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 감사 부문
△2012년 SG 글로벌뱅킹 및 투자자 솔루션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
△2022년 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2023년 아문디자산운용 부사장
△아문디자산운용 경영위원회 위원
양지윤/나수지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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