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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라진 전작권 전환 시계…"자강 능력 따라 속도조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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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EP INSIGHT

    李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조기 회복"…남은 과제는

    한·미 팩트시트에 "전환 협력" 담겨
    韓, 2019년 '최초작전운용능력' 검증 뒤
    내년까지 '완전운용능력' 검증 완료 예정

    핵심 군사력 확보 등 '3대 조건' 갖춰야
    국군, 킬체인 등 북핵 대응력 고도화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악화됐지만
    李-트럼프 이해관계 맞아 전환 속도

    "전작권 전환과 美 확장억제는 별개"
    한·미 핵협의그룹 등 구체화 통해
    확실한 미국의 핵우산 약속 필요
    전술지휘자동화 등 자강력도 길러야
    < 뒤집힌 한반도 지도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 17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며 뒤집힌 한반도 사진을 공개했다.  /주한미군 제공
    < 뒤집힌 한반도 지도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 17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며 뒤집힌 한반도 사진을 공개했다. /주한미군 제공
    2032년 어느 날. 2년 전 미군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미래연합군사령부는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통해 북한의 무력 도발 징후를 포착했다. 북한 함정 10척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침범과 철수를 반복하다가 출동한 한국 해군 함정을 향해 사격을 개시한 것. 동해에서 ‘제2의 연평해전’이 발발한 것이다. 한국군 4성 장군인 미래연합군사령관은 즉시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 3’를 발령하고 이를 한·미 국방부 장관과 양국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양국 대통령과 국방장관은 화상으로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한미군사위원회(MCM)와 미래연합사에 즉각적인 전시 작전 수행을 명령한다.

    7년 뒤 가상의 상황이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전이었다면 데프콘 3 발령과 동시에 한국군에서 한미연합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으로 넘어갔을 전작권을 미래연합군사령관이 행사한 것이다. 북한이 공격 준비 태세를 강화할 때 내려지는 ‘데프콘 2’나 전쟁 발발이 임박한 ‘데프콘 1’ 상황에서도 당연히 미래연합군사령관이 작전통제권을 지닌다. 전작권은 전시 작전계획 및 작전명령상 명시된 특정 임무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행사되는 권한을 말한다. 미래연합군사령관은 미군 대장인 부사령관과 함께 한국군 및 주한미군, 전시 미 증원군을 미래연합사에 배속해 전시 작전을 지휘한다.

    미래연합사 능력 검증 진행

    빨라진 전작권 전환 시계…"자강 능력 따라 속도조절 해야"
    지난 14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가 공개되자 전작권 전환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팩트시트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한미안보협의회의차 방한한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에게 “임기 내 전작권 조기 회복”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전환 시점을 공식화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한·미는 2019년 1단계인 미래연합사의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FOC 검증까지 끝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한미연합훈련 등이 축소되며 미뤄졌다. 4일 열린 57차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은 한국군의 FOC 검증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다음으로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까지 마치면 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 능력 검증이 마무리된다.

    이 같은 군사적 능력 검증 절차를 마친다고 해서 즉시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때 한·미 간 합의한 3대 핵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의 핵심 조건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핵심 군사적 능력 확보,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구비,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조성 등이다. 지난 정부 첫 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전작권 전환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동맹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이라며 “전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 시기와 조건 충족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보다 나빠진 역내 안보 환경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연합방위를 주도할 능력과 북 핵·미사일 대응 능력 측면에서는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국방부는 한국형 3축 체계 강화 예산 40여조원을 포함해 올해부터 5년간 약 363조원의 국방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3축 체계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비한 총체적 대응 체계로 킬 체인(선제 타격),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2030년까지 36조원어치 미국산 군사 장비 구입을 포함해 한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증액하기로 했다. 미국은 필수 전략자산인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

    다만 남은 조건인 ‘안정적인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은 10여 년 전보다 더 나빠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북·러는 혈맹으로 진화했고 북·중 관계도 개선돼 북·중·러 연대 가능성까지 커졌다. 하지만 한·미 정상 간 공감대가 형성된 이상 이 조건이 전작권 전환의 발목을 잡진 않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자주국방 차원에서 전작권 전환을 임기 내 완수하려는 이 대통령과 자체 안보를 한국에 맡기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조건 충족 여부는 판단과 결심의 문제고 많은 부분이 정무적 영역에 걸쳐 있다”며 “정상들의 정치적 결심이 선 이상 세 번째 조건 충족 여부는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대 중반 정보·감시·정찰 역량 확보할 듯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공식화한 이상 이제는 전작권 전환에 따른 안보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전작권이 전환되고 미국이 부사령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관심과 한·미 연합 태세가 약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단독으로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다. 지난주 나온 팩트시트에는 ‘확장 억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을 거듭 확인했다’고 적혀 있으나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김 교수는 “전작권 전환과 확장 억제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면서도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는 데 소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 두 센터장은 “전작권 전환과 별개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통해 미국의 확장 억제를 구체화하고 실행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SR,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 등 군사적 자강 능력도 더욱 키워야 한다. 첨단 전력 획득뿐만 아니라 지휘부의 총체적인 지휘통제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군 교육 시스템 개편, 전략적·작전적 차원의 교육 확대 등 비물리적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한국군의 ISR 능력이 충분히 궤도에 오르고 독자적 지휘통제 역량이 갖춰질 2030년대 중반께 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두 센터장은 “국가 안보에 관한 사안인 만큼 초당적 차원에서 원활한 이양을 지원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전작권 전환 특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정환 논설위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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