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개발비 90% 감소" 美 퓨즈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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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퓨즈 본사 르포
로스앨러모스·샌디아연구소 등
美 기관과 제휴해 신기술 개발
핵융합 '드라이버' 직접 개발
기존 방식 대비 설비 95% 줄여
브티시 CEO "한·미 협력이 중요"
로스앨러모스·샌디아연구소 등
美 기관과 제휴해 신기술 개발
핵융합 '드라이버' 직접 개발
기존 방식 대비 설비 95% 줄여
브티시 CEO "한·미 협력이 중요"
◇이란 핵과학자도 합류
브티시 CEO의 포부는 퓨즈를 ‘핵융합계의 스페이스X’로 만드는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던 우주 발사체 재사용을 일론 머스크가 현실화했듯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핵융합의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핵융합 발전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합쳐져 더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방출하는 에너지를 전력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퓨즈는 대표적인 핵융합 발전 방식인 토카막 대신 마그리프 방식을 택했다. 원자핵들을 합치려면 이들이 가진 반발력을 이겨내고 충돌할 수 있도록 연료를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로 가열해야 한다. 흩어지기 쉬운 성질의 플라스마를 가두기 위해 순간적으로 강력한 전력을 가해 연료를 압축시키는 것이 마그리프 방식이다.
브티시 CEO는 “설비 크기가 토카막 방식에 비해 5% 미만이며 비용은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퓨즈는 100나노초(나노초=10억분의 1초) 동안 번개 800개에 맞먹는 1테라와트(TW)의 전력을 순간적으로 발생시키는 핵융합 드라이버 ‘타이탄’을 직접 제작했다.
◇머스크식 제조 효율화 도입
퓨즈는 드라이버에 들어가는 가스 스위치 100여 개도 직접 제작해 가격을 시중 제품의 4분의 1로 낮췄다.핵융합 기술의 최대 난점은 상용화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퓨즈는 핵융합 발전 상용화라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중간 다리로 ‘방사선 테스트’ 서비스를 택했다. 전자기기 등을 방사선에 노출시키는 테스트로 수익화를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주요 고객이자 파트너다. 우주 등 극한 상황에서 작동해야 하는 반도체 등을 개발할 때 테스트 수요가 높을 것이란 게 퓨즈의 판단이다. 브티시 CEO는 “장기적으로는 핵융합 에너지에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를 두고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들이 이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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