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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혜의 요즘 트렌드] 개인맞춤형 휴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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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혜의 요즘 트렌드] 개인맞춤형 휴가 시대
    최근 여행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여행이 단순히 ‘어디로 갈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누구와, 언제, 어떻게 갈 것인가’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깊숙한 개입, 소셜미디어 크리에이터의 영향력 확대, 반려동물과의 동반 여행 증가,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야간 활동 선호 등 새로운 여행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여행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나만의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야흐로 여행은 단순히 떠나는 것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내 취향대로 'AI 여행 설계'

    지난해 4월 ‘댕댕이 전세기’를 타고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  /제주관광공사 제공
    지난해 4월 ‘댕댕이 전세기’를 타고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 /제주관광공사 제공
    가장 주목할 것은 AI로 인한 변화다. 부킹닷컴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57%가 여행을 떠나기 전 AI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생성형 AI를 사용해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고,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등 AI 활용이 점점 더 일반화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여행정보 AI’ 사용 데이터에 따르면 여행자들이 AI에 물어본 질문 횟수가 7만 건을 넘었다고 한다. 이제 여행객들에게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개인 맞춤형 여행 컨시어지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소셜미디어 크리에이터가 이끄는 새로운 여행 모객 방식이다. 과거 여행사 패키지에서 벗어나 이제는 인플루언서가 기획한 여행 상품을 SNS를 통해 공동구매하는 형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크리에이터와 여행산업이 결합하면서 ‘소셜미디어 공동구매’ 형태로 진화하는 추세다. 익스피디아가 선보인 ‘트래블 숍(Travel Shops)’은 바로 이 관심을 구매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다. 트래블 숍은 인플루언서들이 큐레이션한 여행 상품을 소비자들이 손쉽게 탐색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셀렉트 숍 역할을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휴가

    세 번째 변화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제주행 반려동물 전세기 ‘댕댕이 전세기’가 출시되자마자 고가 비용에도 하루 만에 예약이 마감됐다. 과거 ‘여행이란 사람만의 전유물’이던 시대를 넘어,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휴머나이제이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더 나아가 해외여행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기내동반 탑승 건수는 국제선·국내선 총 2만8240건으로 코로나19 이전(2만5181건)과 비교해 약 12.1% 증가했다.

    네 번째 특징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여행 패턴이다. 지구가 점점 더워지면서 낮 시간대 관광을 피하고 밤에 여행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등으로 여행객들이 낮보다 밤 시간대에 여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야경 투어, 일출 트레킹, 새벽 시장 탐방 등 시간대별 특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최근 여행 트렌드는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맞춰 세분화되는 추세다. 이제 여행은 더 이상 정해진 틀 안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반영한 개인화된 경험이 돼가고 있다.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한다. ‘나다운 휴식, 나만의 여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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