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에 '현역 불패' 무너졌다…버티던 강선우, 결국 낙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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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병원·예산 갑질 의혹
'무단 결강' 폭로까지…'현역 의원 불패' 깨졌다
'무단 결강' 폭로까지…'현역 의원 불패' 깨졌다
강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편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의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현역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지 않는다는 '현역 의원 불패' 신화도 깨졌다. 강 후보자는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후 인사청문 단계에서 낙마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강 후보자는 21대 국회 당시 보좌진에게 자기 집에서 나온 쓰레기 분리수거와 자택 화장실 변기 고장 확인 등을 지시하라고 시켰다는 의혹을 받았다. 강 후보자의 의원 시절 보좌진은 SBS에 "집에 쓰레기가 모이면 그냥 갖고 내려온다. 상자를 딱 보면 치킨 먹다 남은 것, 만두 시켜 먹고 남은 것 등 일반 쓰레기들이 다 섞여 있었다"며 "군대에서도 하지 않을 것들을 시켰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보좌진 B씨도 "비데 노즐에서 물이 새어 나와 수리업체를 부르고, 이후 상황을 후보자에게 보고했다"며 "보좌진을 집사처럼 다뤘고, 모욕적이었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이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이조차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새로운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 때 여가부 장관을 지낸 정영애 전 장관은 '예산 삭감 갑질'을 폭로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직위를 이용해 보호자 면회하는 등 '병원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날 오전에는 교수 시절 5주 동안 무단 결강이 이어졌다는 당시 수강생들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 2017년 1학기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비교가족문화론' 수업을 맡았으나 무책임한 태도로 임했다는 내용으로, 한 수강생은 TV조선에 "그런 분이 장관직을 맡는다? 저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 후보자에 대한 사퇴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거세지면서, 당내에서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임명에 비판적인 입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강 후보자는 국민 수용성 부분에 있어 과락이 아닌가 싶다. 한 과목이라도 과락하면 합격하기 힘들다"며 "국민들이 못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이기에 강 후보자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하든 직접 나서 의혹을 소명하고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진짜 이런 마음으로 일하려고 하니 한번 받아주십시오'라고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강 후보자 논란과 관련 "대통령의 최종 임명 전이나 후에 진솔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했고, 이언주 의원은 "인수위 없이 출범하다 보니 인사 검증 시스템 등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여당 지도부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에둘러 사과했다.
강 후보자는 이후 민주당 당권주자이자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 의원이 자진사퇴를 요구한 직후 스스로 물러났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 사퇴와 관련 "인사 검증 절차를 꼼꼼히, 엄밀히 진행하고 있지만 좀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찾기 위해 더 철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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