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갑질'에 '현역 불패' 무너졌다…버티던 강선우, 결국 낙마 [종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보좌관·병원·예산 갑질 의혹
    '무단 결강' 폭로까지…'현역 의원 불패' 깨졌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보좌진 갑질' 등 의혹을 받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자진 사퇴했다. 강 후보자는 '갑질' 의혹이 터진 이후 약 2주 동안 친명 의원들의 '엄호'를 받았으나, 결국 사퇴 압박이 계속되면서 낙마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편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의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현역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지 않는다는 '현역 의원 불패' 신화도 깨졌다. 강 후보자는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후 인사청문 단계에서 낙마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진보당, 정의당 등 진보 진영과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여성단체의 '반대' 입장은 일찍이 나왔다. 강 후보자에게 제기된 '갑질' 의혹이 민감한 국민 정서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강 후보자는 21대 국회 당시 보좌진에게 자기 집에서 나온 쓰레기 분리수거와 자택 화장실 변기 고장 확인 등을 지시하라고 시켰다는 의혹을 받았다. 강 후보자의 의원 시절 보좌진은 SBS에 "집에 쓰레기가 모이면 그냥 갖고 내려온다. 상자를 딱 보면 치킨 먹다 남은 것, 만두 시켜 먹고 남은 것 등 일반 쓰레기들이 다 섞여 있었다"며 "군대에서도 하지 않을 것들을 시켰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보좌진 B씨도 "비데 노즐에서 물이 새어 나와 수리업체를 부르고, 이후 상황을 후보자에게 보고했다"며 "보좌진을 집사처럼 다뤘고, 모욕적이었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이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이조차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새로운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 때 여가부 장관을 지낸 정영애 전 장관은 '예산 삭감 갑질'을 폭로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직위를 이용해 보호자 면회하는 등 '병원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날 오전에는 교수 시절 5주 동안 무단 결강이 이어졌다는 당시 수강생들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 2017년 1학기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비교가족문화론' 수업을 맡았으나 무책임한 태도로 임했다는 내용으로, 한 수강생은 TV조선에 "그런 분이 장관직을 맡는다? 저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 사진=뉴스1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 사진=뉴스1
    그런데도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강 후보자에 민주당의 옹호 발언은 계속됐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좀 만회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은) 젊은 정치인을 키우라고 굉장히 강조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후보자에 대한 사퇴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거세지면서, 당내에서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임명에 비판적인 입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강 후보자는 국민 수용성 부분에 있어 과락이 아닌가 싶다. 한 과목이라도 과락하면 합격하기 힘들다"며 "국민들이 못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이기에 강 후보자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하든 직접 나서 의혹을 소명하고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진짜 이런 마음으로 일하려고 하니 한번 받아주십시오'라고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강 후보자 논란과 관련 "대통령의 최종 임명 전이나 후에 진솔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했고, 이언주 의원은 "인수위 없이 출범하다 보니 인사 검증 시스템 등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여당 지도부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에둘러 사과했다.

    강 후보자는 이후 민주당 당권주자이자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 의원이 자진사퇴를 요구한 직후 스스로 물러났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 사퇴와 관련 "인사 검증 절차를 꼼꼼히, 엄밀히 진행하고 있지만 좀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찾기 위해 더 철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속보] 강선우 결국 자진 사퇴…"잘해보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을 받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자진 사퇴했다.강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2. 2

      "강선우 관련 질문 안 했으면 좋겠다"…완강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엄호 태세를 이어갔다.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 거취에 관한 질문을 받자 "강 후보자와 관련해선 당...

    3. 3

      '갑질 논란' 강선우, 장관 적합 32.2% 부적합 60.2% [조원씨앤아이]

      국민 10명 중 6명은 보좌진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3일 나왔다.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21일 전국 18세 이상 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