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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기업들 우려 외면한 노동정책…공약보다 경제 타당성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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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가 지난 20일 국정기획위원회에 근로시간 단축 로드맵을 보고했다. 근로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낮추겠다는 취지다. 실행 방안으로 주 4.5일 근무제 도입·확산과 포괄임금제 폐지, 법정 정년연장 추진, ‘퇴근 후 카톡 금지법’으로 불리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 등이 제시됐다. 고용부가 기존에 검토조차 하지 않은 정책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법정 정년연장은 퇴직 후 재고용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아무리 정권이 바뀌었다지만, 한 부처의 정책이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는지 당혹스럽다. 경제계가 부작용을 우려해온 민감한 노동정책이 총망라된 수준이다.

    근본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과연 맞는 방향인지부터가 의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1859시간)이 OECD 평균(1717시간)보다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직접 경쟁 중인 중국은 연 2400시간을 훌쩍 넘는다. 정규직 기준으로는 미국·일본도 우리보다 더 많이 일한다. 인공지능(Al), 로봇 등 첨단 분야의 글로벌 패권 경쟁에 참여하려면, 오히려 주 52시간제 예외 등으로 근로시간 유연화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생산성 제고 방안이 빠진 것도 문제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2023년)은 50.99달러로 OECD 최하위권이다. 노동생산성 향상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하면 기업 경쟁력 약화와 경제성장 둔화는 불 보듯 뻔하다.

    고용부의 태도 변화에는 이한주 위원장이 이끄는 국정기획위원회의 압박이 작용했을 수 있다. 국정기획위는 앞서 검찰과 방송통신위원회 보고를 “새 정부 공약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을 이유로 도중에 중단시켰는데, 과거 어느 인수위에서도 전례가 없는 강경 조치다. ‘코드 맞추기’ 강요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선거 공약과 정부 정책은 달라야 한다. 공약 이행 여부만을 기준으로 업무보고를 평가하고 정책을 재단하는 건 위험하다. 정책은 공약 일치도보다 타당성과 효율성,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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