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 시위 진압에 軍 투입한 트럼프…'내부의 적' 찾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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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원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추방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진압에 군대를 동원한 데에는 복합적인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오전 LA 주요 지역 3곳에 주방위군 300명이 배치돼 활동을 시작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찰관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다만 현지에서는 군대를 동원할 만큼 시위가 격렬하거나 치안이 위태롭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은 시위가 대체로 평화로웠다고 밝혔다. 지역 당국도 시위 격화에 대처할 자체 역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민권 시위대 보호를 위한 조치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이번 결단이 실질적 사유가 불분명하고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을 들어 정치적인 포석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우선 정치적 동지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결별, 과격하고 논쟁적인 정책에 따른 지지층 이탈을 단속하려는 선명성 강화가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좌파 세력의 가두시위를 용납하지 않고 대통령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응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적은 둘"이라며 "내부의 적은 중국, 러시아 같은 나라보다 위험하다"고 말했다.

BBC는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 기뻐하고 지지 정당이 없는 이들은 공공안전에 대한 우려에 흔들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가디언은 극우 매체를 이용해 시선을 돌리는 데 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 분노, 공포를 조장할 '내부의 적'을 찾았다고 짚었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를 통해 "트럼프가 치유하거나 평화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는 상황을 악화하고 분열을 부추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