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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SK텔레콤 보안사고, 징벌에 앞서 해야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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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시대 해커 위력 더욱 커져
    청문회, 고함 말고 해법 찾아야

    이승우 테크&사이언스부 기자
    [취재수첩] SK텔레콤 보안사고, 징벌에 앞서 해야할 일
    6일 수화기 너머 통신사 고위 관계자의 목소리는 침울했다. ‘SK텔레콤 가입자가 넘어오니 좋지 않냐’는 물음에 “국회가 통신사를 죽이겠다고 나서는데 마음이 편하겠느냐”며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가 SK텔레콤에 위약금 면제를 강요하는 데 대한 반응이다. 그는 “국회가 통신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여론을 등에 업은 징벌이 선례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이날로 17일이 지났다. ‘통신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고 평가되는 이번 일은 역대 최악의 ‘통신사 죽이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이 고객 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만큼, 다른 통신사로 옮기려는 소비자에 한해 약정 파기로 인한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8일 단독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사고 발생 시점부터 보름 남짓의 시간은 공포와 불안의 연속이었다. SK텔레콤은 재고 준비도 없이 ‘100% 유심 교체’를 약속하는 바람에 불안을 키웠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조사기관이 조금이라도 빨리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해결 당사자들의 초기 대응이 실패하면서 국회의 목소리가 커졌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4일 “이번 해킹 사태가 SK텔레콤의 귀책 사유로 인한 서비스 문제라면 가입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며 “법적 제한 없이 자발적 면제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인공지능(AI) 시대 해킹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안업계 전문가는 “해킹한 정보가 다크웹 등에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거대 해커 집단이 한국을 상대로 위력을 과시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3일 통신 3사 및 주요 플랫폼 기업의 정보보호 현황을 점검하며 “SK텔레콤 침해 사고는 국가 네트워크 전반의 보안과 안전에 경종을 울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8일 청문회 장면이 어떨지는 안 봐도 뻔하다. 위약금 면제를 강행하라고 기업인을 윽박지르고, 국민에게 사죄하라는 위원들의 고함만 가득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청문회만큼은 사고 원인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날로 정교해지는 해킹 공격의 예방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원들이 목청껏 소리 지른다고 해킹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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