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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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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말 사이 투자자들은 안도감을 찾았습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등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 조치가 나온 데 따른 것입니다. 90일 관세 유예에 이어 며칠 사이에 나온 두 번째 관세 후퇴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면제가 아니라고 부인했고,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어떤 관세가 부과되고, 유예되는지, 혹은 면제되는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는 한때 마이너스도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뭔가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유예 방침을 사시하면서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채권 금리가 오랜만에 큰 폭의 하락 안정세를 되찾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1.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관세 유예


    14일(미 동부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2.5%에 이르는 커다란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애플과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이크론, 델, HP, 베스트바이 등이 모두 급등세로 출발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금요일 밤 스마트폰과 컴퓨터, 반도체 제조 장비, 메모리칩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따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의 아이폰의 경우 상호관세와 보복관세 145% 대신 펜타닐 관세 20%만 부과됩니다. 중국의 대미 총 수출액의 약 20%가 이에 해당합니다. 지난 9일 10% 보편관세보다 높은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나온 관세 양보 조치인데요. 미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치솟고 달러화가 급락하자 일부를 되돌린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그런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에 대해 "영구적 성격의 면제가 아니다. 그 제품들은 상호관세를 면제받지만, 아마 한두 달 내로 나올 반도체 관세에 포함된다"라고 밝혀 김을 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금요일 발표는 관세 예외(exception)가 아니다. 이들 제품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bucket)로 옮기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국가 안보 관련 관세 조사(232조)에서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기술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관세 제외 리스트를 발표했으며, 이는 기술 투자자에게 최고의 희소식이 되었다. 지난 10일간의 공포와 의문 끝에 기술주 강세론자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면제 아니다)이 나온 뒤 "지난주보다 훨씬 나은 상황에 있지만 앞으로 많은 어려움과 혼란이 있을 것이다. 이는 공급망, 재고, 수요를 계획하려는 기업들에 원치 않는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증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바이탈날리지는 "백악관이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내에 관세 정책에서 물러선 두 번째 후퇴했다. 이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S&P500 지수는 5100선 근방에서 하방 지지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5400선에 가까워지면 다시 펀더멘털 측면에서 상승 여력을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는데요. "여전히 관세 부담이 높아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압력,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데다 새로운 관세 부과가 끝난 것도 아니다"라는 겁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종합하면, 두 차례 후퇴는 시장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지만, 5400선에서의 상승 랠리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상호관세 90일 유예에 이어 전자제품 면제가 나왔지만, 관세 이슈는 지속해서 시장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많은 관세가 남아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에게 세금과 같아서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성장 둔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겁니다. 도이치뱅크는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확실히 한 달 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기도 해서, 앞으로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불확실하다. 결국 이 때문에 시장은 당분간 ‘관망 상태(wait-and-watch)’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데스크는 "기술주와 경기순환주가 시장 상승을 주도하면서 1~2주간 단기 반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역 전쟁이 상당히 완화될 때까지는 ‘반등 시 매도’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겁니다. JP모건은 "트럼프 피벗은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무역 전쟁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 5200~5700선에서 거래될 것이다. 만약 90일 동안 새로운 합의가 발표되지 않는다면, 더 큰 폭의 내림세가 예상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긍정적 해석도 있습니다. UBS는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90일 상호관세 유예와 전자제품 관세 유예를 고려하면, 기술주 회복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장 혼란에 대응하여 태도를 바꾸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시장 스트레스에 대한 어느 정도의 민감성을 나타내며, 어떤 형태로든 '트럼프 풋'이 존재한다고 믿게 한다. 많은 국가가 협상 의지를 표명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전략 성공'을 입증할 유인이 커짐에 따라, 90일 기간에 다양한 합의나 면제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 변동성은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점진적 뉴스 흐름 개선에 힘입어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세와 기술주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도 "스마트폰 등 중국 수입품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연기한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긍정적이다. 이는 기업에 긍정적인 선택지를 추가로 열어준다. 또 백악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빅테크 등의) 더 많은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단기적으로 S&P500지수가 55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워싱아웃' 주식(큰 폭으로 하락한 주식)에 집중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많은 투자자가 5400~5500 수준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5500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수준은 3월 이전 지지선으로, 4월 2일 '해방의 날' 직후 하락 돌파당했다. 회복의 첫 단계는 이 수준 위에서 마감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회복의 두 번째 단계는 5760에 있는 200일 이동평균을 넘는 것이다. 현 수준보다 7% 높은데 이 수준까지 되돌아갈 수 있다면 매도 압력이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락 쪽으로 바닥에 대해선 이미 경계선이 그어졌다. S&P500 지수는 지난주 매일 저점을 높였다. 5000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보이지만, 만약 저점을 재시험한다면 4950이 핵심적인 지지선(바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 관세는 여전히 경기 둔화 요인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에 관세 예외가 발표된 적이 없다. 어떤 나라도 '책임 면제'를 받지 못할 것이다. 특히 단연코 우리를 가장 심하게 대하는 중국은 더더욱!"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일부에선 협상력 저하를 우려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연이은 관세 면제·유예로 인한 협상력 약화를 막기 위해 블러핑을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은 거의 모든 희토류에 대한 수출 중단에 돌입했고 시 주석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섰습니다. 시 주석은 베트남에서 정상 회담을 가진 뒤 공급망 강화·철도 협력 등 약 40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시진핑은 미국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은 상당한 레버리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플 테슬라 같은 기업에 무역 제한을 가하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진핑과 달리 내년 중간선서가 있는 트럼프는 시간이 갈수록 쫓길 것입니다. 아직 여론조사에서 전반적인 지지율은 크게 떨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CBS/유거브 여론조사(4월 8~121일, 2410명) 결과를 보면 지지율은 47%로 2월 53%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낮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경제 대응은 44%로 더 낮고, 관세에 대해서는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관세가 경제에 나쁠 것이라는 답변이 단기 65%, 장기 42%에 달합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CEO들도 비슷합니다. 지난주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매거진이 벌인 여론조사를 보면 CEO 신뢰도는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329명의 CEO가 조사에 참여했는데요.
    ▶관세가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76%
    ▶자본지출을 늘릴 계획 26%(3월 37%)
    ▶향후 6개월 내 경기 침체나 불황이 올 것 62%

    3. 소비 줄어드나…계속되는 경고


    어쨌든 주가는 오전 11시까지는 꾸준히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소비자의 1년(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2월보다 0.5%포인트 높아진 3.6%에 달했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물론 2022년 6월 6.8% 기록에 비하면 아직 높은 것은 아닙니다. 다행히 3년(중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3.0%로 변동이 없었으며, 5년 인플레 기대는 0.1포인트 낮아진 2.9%로 나왔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다른 조사 항목에 대한 답변도 전반적으로 나빴습니다.
    ▶1년 후 가계 재정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계의 비율이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30%로 증가했습니다.
    ▶실업률이 1년 후 더 높아질 것이란 답변은 3월 4.6%포인트 상승한 44.0%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다음 12개월 동안 직장을 잃을 확률에 대한 답변도 1.6%포인트 증가해 15.7%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4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12시 12분께에는 3대 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고요. 그만큼 현재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크다고 볼 수 있겠지요.

    4. 자동차 부품도 관세 면제? 시장은 반겼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후 12시가 살짝 넘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Q&A를 가졌습니다. 그는 "머지않은 미래에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자동차에 대해 하는 것(품목 관세)과 같을 것"이라면서 "관세가 더 많을수록 회사들은 더 빨리 (미국으로) 이전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또 "중국과 베트남이 미국을 해칠 방법을 찾기 위해 만나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면서 "최근 팀 쿡(애플 CEO)과 이야기를 했고, 최근에 그를 도왔다. 누구도 해치고 싶지 않다"라면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시사했습니다. '일시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특정한 물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회사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 그들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25% 자동차 관세는 지난 3일부터 발효됐는데요.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 관세는 다음 달 3일 이전에 발효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새로운 무역협정의 새로운 목표로 영국, 호주, 한국, 인도, 일본과의 타결을 우선시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실제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난주 베트남, 수요일(16일) 일본, 다음주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NEC)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 부과 이후 10개국 이상이 "놀라운" 무역협정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호관세 협상이 금세 타결될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발효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품목에 이어 반도체에 대한 232조 조치를 예고해왔지만, 트럼프의 주말 메시지를 보면 반도체 조사가 전자제품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이게 각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는데요. 상호관세 면제를 바라는 국가들은 대미 수출 중 많은 부분이 상호관세에서 품목 관세 대상으로 재분류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겁니다. 에버코어는 "대만, 일본, 한국의 경우, 미국 수출의 절반도 안 되는 물량만이 상호관세 협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대규모 양보를 내놓을 가능성이 작아졌다. 대신 이들은 자동차 반도체 등 품목 관세에 대한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러트닉 장관은 "품목별 관세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죠.

    상무부는 오늘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에 대한 232조 국가안보 조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의약품 및 원료 수입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관세 부과를 위한 기초작업입니다.

    블룸버그는 "극심한 관세 정책의 변화로 인해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해 온 각국의 외교관과 공무원들은 협상을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한미FTA 협상을 했던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부사장은 "트럼프식 접근 방식은 무역 상대국에 더 큰 불확실성을 초래해,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르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론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5. 관세…높아도 낮아도 금리 인하?


    미 중앙은행(Fed)에서도 긍정적 발언이 나왔습니다. 크리스토러 월러 이사는 "관세에 대한 교과서적 견해는 일회성 가격 인상일 뿐, 지속적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 4월 9일 이후 관세가 매우 높아졌지만,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뿐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그는 관세 정책과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높은 관세' 시나리오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관세를 평균 25% 이상으로 매우 높고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것입니다. 월러 이사는 "이 시나리오에서는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하고 실업률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이 5%에 가까워질 정도로 상당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성장 둔화로) 일시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경기 둔화가 심각하고 심지어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빨리, 더 큰 폭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두 번째는 '낮은 관세' 시나리오인데요. 협상을 통해 대부분 관세가 철폐되어 관세율은 평균 약 10%로 낮아지리라는 것입니다. 월러 이사는 "관세가 낮아지면 높을 경우보다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적을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므로, 제약적 통화 정책을 지지한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를 향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럴 경우, '희소식'인 금리 인하가 올해 하반기에 매우 유력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간단히 말해 관세가 매우 높아진다면 금리를 대폭 내리고, 관세가 10% 수준으로 낮아지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둘 다 금리를 내려 경제를 지원하겠다는 뜻이죠. 월러 이사는 공화당에서 임명한 인사로 내년 Fed 차이 의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는 "월러 이사가 다른 Fed 위원들과 비교했을 때 좀 더 비둘기파적인 견해를 가진 듯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6. 채권 금리 큰 폭 하락…이유는?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었습니다. 지난주 50bp씩 뛰면서 수십 년 내 기록적인 변동성을 보였던 미 국채 수익률은 장·단기물 모두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습니다. 10년물의 경우 5일 연속 상승세를 끝냈죠.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후 4시 25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9bp 내린 4.384%를 기록했고, 30년물도 5.9bp 하락한 4.816%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10.5bp 떨어진 3.849%를 나타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지난 금요일 국채 선물 시장 데이터를 보면 미결제약정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헤지펀드들의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많이 이뤄졌음을 보여줬습니다. 이에 주말을 지나면서 채권 시장의 불안감이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바클레이스나 JP모건자산운용 등은 저가 매수를 권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오늘은 Fed 월러 이사의 발언이 나온 뒤 매수세가 가속했습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밥 미셸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주 최대의 레버리지 해소를 봤다"라면서 "해외 투자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들이 미 국채에서 손을 떼는 일은 없다. 지금은 국채가 낮은 가격과 높은 수익률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미 국채의 3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ING는 "셀 아메리카라는 흐름을 받아들이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주장은 여전히 추측에 불과하다. 오는 5월 16일 발표될 3월 재무부 데이터(TIC)가 나오면 중국의 국채 매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페더레이티드에르메스는 "지난주 장기 국채 수익률 급등은 다양한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며, 그중 일부는 곧 안정될 것"이라며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① 관세의 장기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을 할인하는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 시장은 이를 뒷받침하지 않았다.
    ② 대형 운용사가 위험 자산 포지션을 청산함으로써 금리 상승이 악화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한 채권 변동성의 원인은 청산이 마무리됨에 따라 곧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③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무역 활동 감소는 단기적으로 채권 시장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관세 협상 관련 발표가 더 많아지고, 이런 발표가 무역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면 채권 시장은 안정될 것이다.

    그러나 BCA리서치는 "투자자들은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가로 미국 국채에 대한 낮은 위험 조정 수익률을 감수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역학 관계가 이제 변하고 있다. 공격적 재정 정책으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은 투자 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가 여전히 상당히 고평가된 가운데, 최근 달러에 대한 등급을 비중축소로 낮췄다. 기축통화 지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BCA리서치의 피터 브레진 전략가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시장의 주요 화두는 관세가 아니라, 점점 더 피할 수 없게 될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충돌일 것이다. 정부는 (해외 수요가 줄어든) 채권 매입을 요구할 것이고, Fed는 매입 요구를 거부할 것으로 예상한다. 채권 매입은 잘못된 경제 정책을 부추기는 동시에 Fed의 독립성을 훼손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베센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채권 시장에서 자산 덤핑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트레이더들이 가끔 겪는 충격 중 하나다.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국가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달러는 여전히 기축통화"라고 말했습니다. 재무부는 필요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파월의 후임자를 고민 중이며 가을에 면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의 임기는 2026년 5월에 끝납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채권 금리는 오늘 하락했지만 달러는 오르락내리락하다가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오후 4시 50분께 ICE 달러인덱스(DXY)는 0.21% 내린 99.68에 거래됐습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달러가 100선이 무너지면 기술적으로 내림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해외 투자자 이탈이 중단되고) 달러가 100선을 지켜야만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포렉스라이브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여섯 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① 관세=인플레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③ 성장=심리지수 부진은 실물경제로 전이될 것이다
    ③ 재정 적자=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미국은 GDP 10% 적자를 낼 수 있다
    ④ 미국의 제도적 신뢰도=미국 달러는 UN, WTO, NATO 등과 법치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들이 파괴되고 있다
    ⑤ 이민=이민은 농업, 레저접객업, 건설업 등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핵심 요인이다. 그런데 강하
    ⑥ Fed 위기=미 대법원은 트럼프가 최근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 두 명을 해임했다. 이는 Fed 위원들을 해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7. 애플 덕분에 상승했지만…


    결국, 주요 지수는 모두 0.5% 이상 상승했습니다. S&P500 지수는 0.79%, 나스닥은 0.64% 올랐고, 다우는 0.78% 상승했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애플은 2.21% 오르며 상호관세 면제 기대감을 반영했습니다. 시가총액은 다시 3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키뱅크는 "스마트폰 관세 예외 조치가 시행된 것은 애플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2026 회계연도의 성장 전망, AI 관련 사업 부진, 그리고 구글의 법무부 소송 관련 위험 등 우려 사항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최악의 무역 전쟁 시나리오는 이제 더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더 이상의 하락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마이크론은 2.11%, 델도 3.98% 뛰었습니다. 트럼프가 자동차 회사를 도울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제너럴모터스는 3.46% 올랐고 포드는 4.07%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0.2% 하락했습니다. 메타는 2% 이상 밀렸고 아마존도 1%대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실적 기대를 상회했고 최대 400억 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은 뒤 1.93% 올랐습니다.
    국채 매입 놓고 파월 vs 트럼프 갈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분기 어닝시즌은 여전히 괜찮습니다. 하지만 관세 불확실성이 큽니다. 지난 금요일 실적을 공개한 JP모건, 모건스탠리, 웰스파고는 모두 실적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콘퍼런스콜에서 "불확실하다"라는 단어를 40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시티그룹은 무역 전쟁으로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며 S&P500 기업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255달러로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연말 S&P500 지수 전망치도 기존 6500에서 5800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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