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아메리카' 위기 구원한 것은? 'Fed 등판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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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권+달러+주가 동반 하락…신흥시장처럼 움직이는 미국
이번 주 본격화된 미 국채 수익률 급등세와 달러 폭락세는 지난 10일 밤~11일 아침까지도 이어졌습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오늘 아침 전날보다 15bp 오른 4.989%까지 뛰어 5%에 육박했는데요. 이번 주에만 60bp가량 오른 것입니다. 1987년 4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 폭이죠. 10년물 수익률도 지난 월요일 3.9% 미만에서 아침 한때 4.592%까지 치솟았습니다.
29조 달러 규모의 미 국채 시장은 세계 금융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각국 중앙은행과 주요 금융사는 모두 미 국채를 대량 보유하고 있으며, 단기 국채는 현금처럼 취급됩니다. 이런 시장이 흔들린다는 얘기는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미 연방정부가 더는 쉽게 돈을 빌릴 수 없다는 얘기기도 하고요. 한해 2조 달러에 육박하는 재정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말이죠.
나일스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격동의 한 주 동안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50bp 넘게 상승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GFC) 때처럼 움직였다. 달러인덱스도 1월 110에서 지금 100으로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뭔가 문제가 터질까 봐 우려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수익률 상승 + 통화 약세’는 신흥국 시장(EM)에서는 흔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매우 이례적 조합이다. 과거 30년 동안, 국채 30년물 금리가 10bp 이상 급등하면서 달러인덱스(DXY)가 1.5% 이상 하락한 경우는 단 4차례뿐이었다. 특히 기축통화인 달러는 통상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강세를 보여왔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는 "통화 약세, 채권 약세, 주식 약세의 조합은 자본 유출(capital outflow)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외환시장의 스와프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지 않고 있는 데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 확보가 아닌 달러 자산을 팔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는 "이는 미국 예외주의가 사라지고 있으며, 불안정한 미국의 정책 결정, 미국이 구축한 국제 경제 및 안보 질서의 훼손, 성장 둔화 및 트럼프의 감세 등으로 인해 기축통화로서 달러 매력도가 약화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에 마라라고 협정(Mar A Lago Accords)이나 채권 사용자 수수료(user fees) 등 불확실한 정책 언급도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버코어는 "미국은 값싼 글로벌 자본을 너무 당연시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대외 적자라는 이면을 기억해야 한다"라면서 지난 2022년 영국 시장을 강타했던 리즈 트러스 사태가 미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에버코어는 "최근 가격 움직임은 일시적 경련(spasm)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큰 그림에서 방향 전환(U턴)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을 제외한 전면적 관세 철회, 혹은 중국과의 협상 재개(혹은 양자 모두) 등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ING는 "대부분 관세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우리의 기본 시나리오) 90일 관세 유예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에 대한 압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미 국채 수익률이 단기적으로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하며, 10년물 수익률은 4.7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달러의 바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2. 물가 디플레이션…그래도 금리 상승
아침의 국채 금리 상승세는 이틀째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너무 좋게 나왔는데도 지속했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4% 하락하며 예상(0.2% 상승)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에너지 물가가 떨어진 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PI도 0.1% 하락(예상 0.3%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헤드라인 PPI는 전년 대비 2.7%(예상 3.3%, 2월 3.2%), 근원 PPI는 3.3%(예상 3.6%, 2월 3.4%)로 둔화했습니다.
3. 솟구치는 인플레 기대 6%
오전 10시 나온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불안한 금리 상승세에 휘발유를 부었습니다. 심리지수는 3월 57.0에서 4월 50.8로 급락했습니다. 이는 3년 전인 2022년 6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당시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입니다.
4. Fed가 구원한다? 중국과도 협상?
채권, 달러, 주식까지 모두 흔들리는 현상은 무언가 바뀌지 않으면 위기를 부를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바꾸던지, 아니면 중국이 달라지던지, 아니면 임시방편으로 Fed가 돈이라도 풀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개입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말에만 집중했습니다. 사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국채 시장에서 "소동"(Kerfuffle)이 일어나 Fed의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이먼은 "모든 규칙과 규제 때문에 국채 시장에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Fed가 개입할 것이지만, "그들이 약간 공황 상태에 빠지기 시작할 때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이먼은 "시장 변동성이 크고 스프레드가 매우 확대되고 국채의 유동성이 낮으면 다른 모든 자본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은행에 대한 호의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래서 개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와 대화를 나눴다는 한 기업 CEO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가 관세가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CEO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백악관은 CEO들에게 관세 정책의 전환(pivot)이 이뤄지고 있으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시켰다. 또 중국과 협상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실 중국은 오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84%에서 1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죠.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미국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해도 "세계 경제사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추가 인상은 무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스페인 총리와 만나 "지난 70여 년간 중국의 발전은 자력갱생과 고된 투쟁에 기대왔으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어떠한 불합리한 억압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중국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자기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월가에서는 이를 중국이 지구전에 돌입했다고 봅니다.
월가의 한 트레이더는 ⑴ 트럼프가 관세를 어떤 식으로 전환(실효 관세율을 낮추는 식)하고 ⑵ 채권 수익률 하락 ⑶파월이 낮은 3월 소비자물가(CPI)와 PPI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고 관세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다시 주장하고 ⑷ 주식은 강세장 모멘텀을 유지한다는 식으로 시장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4800까지 떨어질 때까지는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은 매도하고 대신 국채 2년물을 사라고 권합니다. 시장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면 결국 Fed가 나서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할 텐데, 그때가 주식을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봤습니다. 혹은 트럼프와 시 주석이 만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되돌린다면 그때도 매수로 돌아서라고 권했고요.
주요 지수는 오후 장 내내 급등세를 지속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1.81%, 나스닥 2.06% 올랐고요. 다우는 1.56% 상승했습니다.
5. 다음주 어닝시즌+트럼프 주목
다음주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됩니다. ▲14일(월) 골드만삭스 ▲15일(화)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유나이티드항공 존슨앤드존슨 ▲16일(수) US뱅코프 애보트 프로그레시브 ▲17일(목) 넷플릭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유나이티드헬스 DR호튼 등이 실적을 공개합니다.
실제 오늘 어닝시즌의 문을 연 JP모건,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은 좋았습니다. 모두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치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은 앞으로 경제 혼란을 경고했습니다. JP모건은 대손충당금(은행들이 채무 불이행에 대비해 보유하는 금액)을 9억7300만 달러 늘렸습니다. 다이먼 CEO는 "경제는 감세와 규제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과 관세 및 '무역 전쟁'이라는 부정적 측면, 지속적 인플레이션, 높은 재정 적자, 여전히 높은 자산 가격과 변동성 등 상당한 혼란(지정학 포함)에 직면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는 "지속적인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예상하며 경기 둔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이먼 CEO는 "애널리스트들은 통상 해당 분기에 S&P500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를 5% 낮추는데, 이번 분기에는 그 수치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역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가이던스를 철회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그런 기업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델타항공은 연간 실적 전망을 철회했습니다. 로지텍도 그랬고요. 카맥스는 재무 목표 달성을 자신할 수 없다고 밝혔고요. 월마트는 이익 성장 전망의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프론티어항공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아론 전략가는 "정보 공백이 존재한다. 이러한 정보 공백이 있으면 투자자는 신중해지는 경향이 있다. 필요한 정보가 없다면 자본 배분에 훨씬 소극적으로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6. "올해 침체" 81%, "바닥 못 봤다" 78%
혼란스러운 지금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에버코어ISI의 주간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드립니다. 오늘 실시된 조사에는 9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①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점은?
=65%가 향후 2개 분기 내에 ‘딜’이 나올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3분기(35%)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했습니다.
=81%가 2025년에 침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주 64%, 2월 말에는 고작 11%였습니다.
=57%가 현재 평균 24% → 10~15%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56%가 하락 방향에 베팅했습니다.
=응답은 다양하게 분산됐습니다. 시장이 보는 정책 개입의 임계점에 대해 아직 명확한 컨센서스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78%는 ‘아직 바닥 안 나왔다’라고 응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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