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대전시교육청 27지구 제111시험장인 대전 만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작 전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대전시교육청 27지구 제111시험장인 대전 만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작 전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4일 시행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 영역이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정도로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은 물론 이른바 준킬러문항(중고난도 문항)도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N수생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상위권 변별력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국어·수학, 최상위권 체감 난도 낮을 듯

국어와 수학은 공통으로 까다롭다고 평가받은 작년 수능보다 쉬워졌고, 평이했다던 9월 모의평가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1년 전 수능에서 국어 150점, 수학 148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대면 변별력 높은 시험으로 통하는데, 두 영역 모두 수험생 입장에선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의미다.

반면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29점, 수학 136점으로 하락해 '물수능' 논란이 나왔다.

이번 수능에선 킬러문항은 물론 준킬러문항으로 불릴 만한 문제도 없었다는 평가까지 나와 최상위권 체감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견줘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처음 적용된 전년 수능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되 그보다 약간 쉬운 정도의 준킬러문항을 곳곳에 배치해 변별력을 확보했다.

특히 수학 22번의 경우 한 수학 강사가 문제 풀이를 생중계하다 20분간 진땀을 흘릴 정도로 어려워 킬러 문항 논란이 거세게 불거지기도 했다.

반면 이번 수능 국어 영역에 대해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킬러문항이나 준킬러문항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학 영역과 관련해서도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눈 씻고 봐도 (이번 수학 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확실히 쉽고, 작년 22번과 같은 문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상위권 변별력 후퇴"

주요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제대로 확보했는지 물음표가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능에는 내년도 의대 정원 확대를 노리고 최상위권 N수생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높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의대 진학 수준의 수험생을 가르기 위해선 이를 위한 문항이 필요한데도 현재까지는 그렇지 못하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번 수능 국어, 수학 난이도와 비슷하다고 지목된 9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 만점자는 4478명, 수학(미적분, 기하) 만점자는 4736명이었다. 내년도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 신입생 모집인원인 4610명(정원 외 포함)과 비슷한 수준으로 많아 최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영역 최상위권 변별력은 물 건너갔다는 생각이 들고, 수학 역시도 최상위권 변별력은 작년 수능보다 상당히 뒤로 간 정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은 작년 수능보다 쉬웠지만, 선택과목 '미적분'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도 있다. 상위권 이과 진학을 노리는 수험생이 많이 택하는 '미적분'이 까다롭게 출제된 것은 의대 진학을 노리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