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번영 이끈 것은 민주주의'…'국가간 격차' 연구 3인 노벨경제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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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애스모글루 교수는 온라인으로 진행한 수상자 간담회에서 “산업화 이후 세계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율은 역사상 최저 수준이고, 사람들은 독재를 지지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가 여전히 독재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대런 교수는 이러한 대표적 사례고 한국의 분단 사례를 지목하고서 “남한과 북한은 분단 전 비슷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한은 훨씬 포괄적인 제도를 발전시켰고 결과적으로 10배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에 기반한 제도가 한국의 고도 성장의 배경이었음을 밝힌 그는 “북한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연구에서 강조한 것처럼 나쁜 제도는 특정한 사람의 이익에 봉사한다. 이는 사회에 해로울 수 있지만 제도를 통제하는 이들에겐 매우 수익성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함께 간담회에 나선 사이먼 존슨 교수도 “역사적으로 볼 때 포괄적인 참여를 허용하는 국가가 훨씬 더 강력하고 안정적 성장으로 이어져왔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아내와 가족이 머무는 한국을 보면 1960년대 초 매우 가난하고 상당히 권위적인 국가에서 경제성장을 이루고, 민주화를 향한 노력이 시작됐다”며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지만 한국 경제가 이뤄낸 성과는 매우 주목할만 하다”고 강조했다.
존슨 교수는 또한 “30년 전 서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북한의 경제, 정치적 전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상당히 훌륭한 자리였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북한은 자신들의 껍데기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며 “더 나은 제도가 포괄적 성장을 가져오고 빈곤에서 더 많은 사람을 구해낼 수 있지만, 최근 많은 지도자들은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고 북한에겐 여러 우려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대런 애스모글루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교수 등은 전 세계 식민 시대를 통해 국가 간 격차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추적하고, 이러한 기간 포용적인 제도를 채택한 국가가 번영할 가능성이 더 컸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두 사람의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도 한국과 같은 포용적 제도를 채택한 나라들과 다른 독재 국가의 착취적인 제도와 구분해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인을 분석해 담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는 이날 수상자 선정 배경으로 유럽인들이 과거 많은 지역을 식민지화 한 뒤 도입한 제도에 따라 나라 마다 번영의 차이를 보인 것을 밝혀낸 수상자들의 연구에 의의를 뒀다. 노벨상 위원회의 의장인 야콥 스벤손은 수상 발표에서 "국가 간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대런 애스모글루 교수는 1967년 9월 튀르키예에서 태어나 런던 정경대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3년부터 MIT에서 교수직을 맡아왔다. 그는 2005년 미 경제학회가 40세 미만 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크 클라크상을 받아 수상 후보로도 여러 차례 거론돼왔다. 공동 수상자인 사이먼 존슨 교수는 1963년 영국 출신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학자와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로빈슨 교수는 런던 정경대를 나와 하버드대를 거쳐 시카고대에서 교수로 역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