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까지 15년, 장인정신으로 지은 한옥 호텔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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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고재 하회 한옥 호텔

안동역에 내려 하회마을로 향하는 길. 자동차 도로 위에 드리워진 커다란 현판이 눈길을 끈다. 유교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곳이자, 전통과 예절이 살아 숨 쉬는 고장인 안동을 이만큼 잘 설명한 문장이 있을까.


재료도 까다롭게 골랐다. 목재는 경북 울진과 강원 평창에서 공수했다. 기와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위해 일부러 색이 균일하지 않은 불량 기와를 섞어서 사용했다. 장인정신이라고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는 정성이다. 한옥 호텔이 완공까지 15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까닭이다.

이는 왕과 왕비가 수행비서 없이 단둘이 이용했던 정자로, 아기자기한 색감과 마감이 돋보인다. 이 밖에도 창덕궁의 부용정, 관람정, 연경당, 낙 선재까지 궁궐 안의 건축물을 고스란히 옮겨 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락고재를 거닐다 보면 커다란 흑색 비석을 만날 수 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명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했던 ‘모노리스’를 본뜬 것이다. 영화 속에서 이 비석은 생명의 진화를 다루고, 미래와의 연결을 나타내는 초월적인 도구로 등장한다. 한옥의 진화를 꿈꾸고, 한옥이라는 우리 고유의 전통을 미래 세대에게 전하겠다는 건축주의 포부가 담겨있는 공간이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