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대표 회담…모두발언서 금투세·특검법 신경전 [종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열었다. 양당 대표가 의제를 가지고 만나는 것은 2013년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 이어 11년 만이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비공개 당 대표 회담을 진행 중이다. 양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이 배석했으며 전체 회담 시간은 1시간 30분 내외로 예정됐다. 주요 의제로는 금융투자소득서(금투세) 폐지, 채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이 진행되기 전 양 대표는 30여분가량 모두 발언을 진행했다.

한동훈 "금투세 폐지...국회의원 면책 특권 제한해야"

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에게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등 정치 개혁을 제안하고, 금투세 폐지 등을 강조했다. 그는 "재판 기간 중 세비 반납 등 특권 내려놓기 개혁을 이번에 반드시 실천하자며 "과거 이 대표도 면책특권 제한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으니, 양당 대표의 생각이 같은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수사나 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을 상대로 한 민주당의 탄핵은, 곧 예정된 판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또 금투세 폐지를 주장했다. 한 대표는 "자본시장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으로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더 많이, 더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금투세 폐지에 국민의힘이 집중하는 것도 그런 이유로, 불합리한 상속 세제 때문에 기업이 활동을 중단하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현금 살포를 민생 대책으로 말하지만, 쓸 수 있는 혈세는 한정돼 있다"며 "획일적인 복지가 아니라 모두의 필요에 맞춘 복지를 하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해병대원 특검법 조건 수용...민생회복지원금 선별 지원도 받아들일 용의"

이 대표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거론하며 한 대표를 향해 "해병대원 특검법에 증거 조작 포함하자고 조건을 하나 더 붙였는데, 하시죠"라고 말했다.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법에 대해서는 "민생회복지원금도 적정선에서 우리가 대화로 타협했으면 좋겠다"며 "굳이 차등·선별 지원하자고 하면 그것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으니 적정선에서 협의해서 지원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금투세에 대해서는 "금투세를 지금 당장 시행하는 건 정부 시책에 부족에서 온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서 시행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해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통령 소추권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국회의원 특권도 중요하지만 상응하는 대통령 소추권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봤을 땐 법 앞에 형식적으로 평등할지는 몰라도 검찰 앞에서 매우 불평등하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