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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역죄인 카카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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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역죄인 카카오 [기자수첩]
    주식,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악재의 출발점이다.

    카카오의 SM 엔터 인수과정에서 불거진 '주가 시세조종' 의혹은 결국 총수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까지 향했다. 김 위원장은 주가 조작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구속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카카오톡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성장해온 카카오의 아성이 꺾인 순간이다.

    ◆ 카카오·김범수 겨눈 칼끝

    카카오를 둘러싼 의혹들과 수사과정을 이제와서 되짚어 보면 카카오를 향한 수사당국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확고했다. SM 인수 추진 과정에서 자문한 법조인까지 수사선상에 올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도 처음에는 과징금 부과 처분만을 받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카카오의 택시 횡포가 매우 부도덕하다'고 밝힌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뒤늦게 중기부가 공정위에 의무고발 요청을 하면서 사법 리스크로 이어졌다.

    카카오에 대한 수사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도하다는 인상은 지우기 어렵다. 카카오는 SM 주식 공개매수 행위가 시세조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적 자문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검찰은 '범행'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는 지난해 불거진 영풍제지 주가조작과는 다르다. 전(前)자는 기업을 사들이기 위한 인수전에서 불거진 문제고, 후자는 장기간에 걸쳐 주식을 매집한 뒤 고점에서 대거 매도해 이익을 거둔 사례다. 카카오에게 붙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이라는 표현, 하루아침에 대역죄인으로 비화되는 것이 조금은 과도하게 보이는 이유다.

    ◆ '국민 밉상' 두가지 이유

    대중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카카오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어볼 때면 마치 카카오가 공중분해 되기를 바라는 듯한 모습이다. 다음을 통해 기사를 소비하고 카카오톡으로 기사를 나르면서 말이다.

    카카오를 향한 대중들의 분노의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반감, 두번째는 고점 대비 80% 가까이 추락한 카카오의 주가다.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쳐지고, 뚜렷한 성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카카오 주가는 수년째 주가는 우하향 중이다. 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진 상황에서 공교롭게 '주가 조작' 혐의까지 터지다 보니 그 분노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수사 당국이 이 점까지 고려한 것이라면 성공적인 전략이었던 셈이다. 투자자와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선 신사업, 기업 실적, 주가 부양은 카카오가 앞으로 풀어가야할 숙제기도 하다.

    하지만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과 혁신성에 대해선 들여다볼 부분이 있다. 누구나 지나온 혁신에 대해 평가하기는 쉽다. ▲연락처만 있으면 쉽게 돈을 보내는 기능 ▲점포 없이 운영되는 인터넷 은행 ▲모바일 배달 기능을 통해 음식점에 전화로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 말이다. 이 모든 편의성을 플랫폼의 '땅 짚고 헤엄치기'로 폄하해선 곤란하다.

    '더 이상 혁신이 없다' '골목상권 침해'라고만 보기에는 카카오톡과 카카오의 서비스로 발생한 사회적 편익은 무시하기 어렵다. 대리운전, 택시, 미용실, 식당 예약, 음식 배달 등으로 확장이 가능했던 건 기존 시장의 정보 폐쇄성으로 인한 손실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진짜 혁신으로 비춰지지 않는 건 생활 편의성 증대가 기업 실적과 주가 부양으로 아직까지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역죄인 카카오 [기자수첩]
    ◆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때 정부가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곳은 플랫폼이다. 소상공인, 물가, 수수료 문제가 나오면 불러 질책하는 것 역시 플랫폼이다.

    코로나19 시기 백신예약·접종 가능 여부를 표현해준 서비스는 지도 앱이었다. 정부의 백신 데이터와 지도앱을 연동하고 늘어나는 접속자를 감당하려면 플랫폼의 인적·물적 재원이 투입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개인과 정부 모두 지도앱을 통한 백신 정보 제공에 대한 비용은 한 푼도 제공하지 않았다. 식당에 들어갈 때마다 열어야 했던 QR 인증 역시 그 누구도 비용을 내지 않았다.

    정부24 홈페이지와 은행 이용을 위해서 켜야하는 '인증'도 비슷하다. 이제는 이름과 연락처만 적으면 '간편인증'을 통해 쉽게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매년 돈을 내고 이용해야 했던, 다양한 보안프로그램이 강요됐던 '공인인증서'가 물러나게 된 배경이다. 전국민에게 1년에 4400원(범용 공인인증서 발급 비용) 이상의 편익을 제공하지만 정부와 개인 모두 어떠한 비용을 내지 않는다. 사회적 필요에 의해선 '협조'를 구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독과점과 규제를 들이미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카카오의 SM 인수 과정에서 조직적 시세 조종이 있었다면 당연히 엄벌에 처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국민적 분노를 내세운 '플랫폼 길들이기'가 돼선 곤란하다. 맹목적 분노보다는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사회적 편익에 대해 되돌아 볼 시점이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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