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가방 샀는데"…50대 여성, 쇼핑한 물건 숨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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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스텔스 쇼핑'
세탁소 비닐, 헬스장 가방 활용
'소비가 미덕' 이란 미국인들도 눈치 본다
세탁소 비닐, 헬스장 가방 활용
'소비가 미덕' 이란 미국인들도 눈치 본다

미국 뉴욕주에 사는 디자이너이자 스타일리스트 에반 엘코위츠(54)는 뒷문으로 들어가서 옷장이나 옷장 뒤, 세탁 바구니 등에 새로 산 옷, 핸드백, 신발을 밀어넣곤 한다. 엘코위츠는 WSJ에 "남편은 제가 신발 한 켤레 더 산 것을 보고 싶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
택배 배송 경로 계획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서킷이 작년 10월 미국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우자 또는 연인과 함께 사는 사람의 약 3분의 2가 지난 1년 이내에 파트너에게 구매한 물건을 숨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분의 1은 의류 구매 사실을 숨겼다.
스텔스 쇼핑 수법은 다양하다. 단순한 방법은 옷이나 물건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고 차고나 차 트렁크에 두는 것이다. 다음은 회사로 물건을 배송시킨 후 이를 평소에 입던 옷 처럼 입고 오는 것이다. 새로 산 옷을 바로 드라이크리닝을 맡긴 뒤 세탁소 비닐에 담아 가져오는 방법도 있다. 뉴욕 베드포드에 사는 63세 스테이시 게이징거 씨는 WSJ에 "운동복 가방이나 드라이클리닝 가방을 사용한다"며 "쇼핑백을 들고 올때 한 번, 카드 청구서가 올때 두 번 싸워할 것을 한 번만 싸우면 된다"고 말했다.

마이애미에서 쇼핑 중독을 치료하는 임상 심리학자 칼리 에스테스는 최근 몇 년간 인플루언서 등의 영향으로 스텔스 쇼핑이 급증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누군가가 미는 상품을 보면 금전적 여유가 없어도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에스테스는 "이런 중독이 부부들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월 지출에서 파트너의 허락이 필요 없는 금액을 따로 책정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미국 네티즌들은 "지금 USA-투데이 읽는줄 알았다"(그랙 윌리엄스는), "싱글을 이길 수는 없다"(미셸 칼리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