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아들 '유죄'…美 초유의 '사법리스크'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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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차남 '총기 불법소유' 유죄 평결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아들 '유죄'

이번 평결로 헌터 바이든은 최고 25년 징역형과 75만달러(약 10억3000만원)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의 형량 선고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평결 120일 뒤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11월 대선을 한 달여 앞둔 10월 초에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폭력적 상황에 연루되지 않은 초범이 심각한 수준의 징역형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틀째였던 이날 심리는 3시간5분만에 끝났다. 헌터 바이든은 배심원단이 평결을 읽을 때 정면을 응시한 채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고, 평결 직후 변호사와 포옹한 뒤 아내와 함께 법정을 떠났다. 당초 법정에 참석하기로 했던 질 바이든 여사는 유죄 평결 때 법정에 도착하지 못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아들이 법정을 떠날 때 만나 손을 잡았다. 헌터 바이든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결과에 실망하기보다는 가족과 친구들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에 대해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美 대선, 고령 논란 이어 사법리스크까지 점입가경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공정한 재판을 받은 것”이라며 비판해왔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일부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1%포인트씩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차남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해서 커지며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과거 헌터 바이든의 각종 의혹을 바이든 대통령의 부패 문제로 공격했던 공화당은 불법 총기 소유 혐의 재판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는 대신 이날 “이번 재판은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천만달러를 긁어모은 바이든 범죄 일가의 진짜 범죄에서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어 “부패한 바이든의 통치는 11월 5일 모두 끝날 것”이라며 “다시는 어떤 바이든도 사익을 위해 정부 접근 권한을 팔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대선이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헌터 바이든이 유죄를 받더라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나는 대통령이지만 동시에 아버지이기도 하다”며 “부인과 나는 아들을 사랑하며 오늘날의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재판의 결과를 수용하며 헌터가 항소를 고려하는 동안 사법적 절차를 계속해서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