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영은 예측이다
노키아, 코닥, 블록버스터, 샤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때는 해당 업계를 대표하는 선두 주자였지만 시장과 기술의 변화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해 주력 사업을 포기 또는 전환하거나 아예 도산한 기업들이다. 예측의 실패는 곧 경영 실패로 이어진다.

경영은 기업의 상품과 기술을 세상의 가치와 효용으로 연결하는 행위다. 이를 위해선 조직 및 시장의 다양한 변수와 그 상호작용을 인과 맥락적으로 예측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경영은 그 자체로 예측 행위다. 예측의 목적은 전략 집행이다. 전략 집행은 다양한 변수를 가치 중심적으로 통제하고 최적화해 연결하는 과정이다.

뇌는 예측하기 위해 존재한다. 뇌의 예측은 복잡한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적 추론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인지 처리 과정이다. 이런 과정은 크게 자극→판단→처리의 세 단계로 이뤄진다. 경영에서의 전략 집행 과정도 세 단계로 모니터링(monitoring)→예측 판단(prediction)→피드백(feedback) 순으로 일어난다.

경영의 실제는 예측과 통제를 기반으로 목표로 하는 미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무엇을 예측하고 통제해야 할까? 핵심은 속성인 ‘욕망’이다. 세상의 모든 작용은 ‘현상-경향-속성-이치-원리’의 층위적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기업 경영에 적용하면 매출은 결과적 현상이고, 산업 트렌드와 시장 경기는 경향적 흐름이다. 이런 경향을 빚어내는 속성은 시장과 고객의 욕망이다. 욕망은 진화의 이치에 따라 환경과의 상호작용 결과가 누적돼 형성되는 가치지향적 질서다. 이 같은 이치적 질서는 세상의 본질이자 바탕을 이루는 ‘관계와 상호작용’의 원리로부터 파생된다.

현상과 경향은 원리와 이치에 따른 ‘속성’을 원인으로 형성되는 결과다. 따라서 원하는 현상을 얻으려면 속성을 중심 변수로 다뤄야 한다.

‘축록자불견산 확금자불견인(逐鹿者不見山 攫金者不見人)’이란 말이 있다. ‘사슴을 쫓는 자 산을 보지 못하고, 돈을 좇는 자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돈은 사람의 현상이다. 인사, 재무, 영업, 마케팅 등 모든 경영 활동에서 핵심 속성은 사람의 욕망이다. 경영은 결국 욕망 다루기로 환원된다. 전략은 욕망의 연결이고, 실행은 욕망의 추적이다. 경영의 답은 욕망이다.

현상과 경향은 이치적 질서에 따른 속성의 모습이다. 모든 지혜는 질서에서 나온다. 인간 세상은 질서가 만든 이야기로 가득하다. 세상을 안다는 것은 질서를 본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예측할 수 있다. 경영자 또한 아는 만큼 예측하고, 예측하는 만큼 경영할 수 있다. 답은 이면의 속성에 있다. 바른 앎이 바른 경영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