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추행 '그놈'이 또…파렴치한 유명 댄스학원장
인천 청라지구의 유명 댄스학원 원장이 미성년 원생 여러 명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가해자가 같은 혐의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출소한 뒤 다시 학원을 운영하며 초·중학생을 추행했다는 것이다. K팝업계에서 꽤 인지도가 있는 학원장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 성격이 짙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김 모 L아카데미 원장을 성폭력처벌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지난 4월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씨는 원생 A양을 지난해부터 수개월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그가 A양뿐 아니라 10여 명의 원생도 추행했다고 주장한다. 속옷을 직접 입혀주겠다며 집으로 부르거나 ‘성교육을 시켜주겠다’며 성행위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학부모 B씨는 “춤 연습 과정에서 스트레칭을 가르쳐주겠다며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한 피해 사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학생·학부모 다수가 경찰에 고소장을 내고 있다. 확인된 피해자만 10명이고, 수년간의 피해 학생을 합치면 수십 명에 달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L아카데미는 2018년 설립됐다. 대형 연예기획사 연습생 합격자와 실용음악과 연극영화과 합격자를 여럿 배출하며 입소문을 탔다. 청라지구에서 ‘아이돌 데뷔’를 꿈꾸거나 예중·예고 진학을 준비한다면 ‘L아카데미 김 원장’ 말곤 대안이 없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설명이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 김씨가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다시피 해 신고를 주저하는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트렌드에 맞춰 개방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고, 성추행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는 김씨가 한 차례 성추행으로 실형을 산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학원을 운영하게 된 것에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성범죄 이력이 있으면 학원 업종을 개원할 수 없고, 취업도 할 수 없어서다.

L아카데미는 학원 대신 부동산임대업체로 등록돼 김씨에게는 창업·취업 제한이 적용되지 않았다. 인천서부교육청은 성범죄 이력이 있는 김씨가 교습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 4월 L아카데미를 단속해 경찰에 고발 조치했지만, 김씨의 학원 근무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법적으로 학원이 아니라 교육청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