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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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6일(현지시간) "우리는 지금 전 세계에서 콘텐츠와 훌륭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며 사례로 한국의 '오징어 게임'을 제시했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2021년 9월 방영 당시 역대 가장 많은 회원이 시청한 드라마로 꼽혔다.

서랜도스 CEO는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의 문화 소비 취향 변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전에는 볼 방법이 없었거나 이전엔 알지 못했던 한국이나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놀라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랜도스 CEO는 오징어 게임 제작기를 전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의 창작자(황동혁 감독)가 오징어 게임을 영화로 기획해 거의 10년간 투자자를 찾았고, (황 감독이) 영화를 거의 포기했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넷플릭스 팀은 당시 황 감독에게 오징어 게임에 대한 세계관 세분화와 함께 드라마 제작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서랜도스 CEO는 "한국의 넷플릭스팀이 (황 감독에게) 스토리가 정말 훌륭하지만 작품의 세계관을 좀 더 작게 쪼개고 세계관에 대한 보다 상세한 설명을 조언했다"면서 "황 감독이 각본을 쓰기 시작했고, 오징어 게임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작품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작품이 됐다"고 소개했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후 4주 만에 전 세계 각국 순위 차트 1위에 올랐다.

서랜도스 CEO는 이어 최근작인 '베이비 레인디어'를 거론하며 콘텐츠의 다양화와 경쟁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영화나 TV 시리즈가 모국에서 통하려면 그 작품들은 진정성(authentic)이 있어야 한다"면서 "전 세계 관객들 역시 바로 그런 진정성을 선택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넷플릭스의 광고형 멤버십에 대해서는 선택지를 넓힌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이용자가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기존 멤버십 요금을 낮춘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지난해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제한하고 광고를 시청하지 않는 일반 요금제의 최저 가격 구간을 없애며 사실상 요금제 인상에 나섰다. 서랜도스 CEO는 오랜 기간 유지한 무광고 원칙을 광고형 멤버십 출시로 훼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광고에 개의치 않고 좀 더 저렴한 구독료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5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광고형 요금제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앞서 올해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박람회에서 넷플릭스가 밝힌 광고형 요금제 MAU(2300만명)보다 약 74% 급증한 수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