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제공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제공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며 국제 축구 외교 무대로 복귀했다.

정 회장은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4회 AFC 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 뽑혔다. 단독 출마한 정 회장은 투표 없이 추대로 선임이 확정됐다. 이날 함께 진행된 중앙아시아지역 할당 여성 집행위원 선거에서는 마찬가지로 단독 출마한 미고나 마흐마달리에바(타지키스탄) 위원이 당선됐다.

AFC 집행위원회는 아시아 축구 최고 집행 기구다. 각종 대회 개최지 선정 등 AFC 행정의 주요 의사결정이 AFC 집행위원회에서 이뤄진다. AFC 회장 1명과 부회장 5명,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6명(여성 1인은 집행위원 겸직)에 더해 집행위원 18명까지 총 30명이 집행위원회를 구성한다. 현 집행위원 임기는 2023년부터 2027년 정기총회까지다. 공석이 된 동아시아지역 할당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정 회장도 이 임기를 그대로 따른다.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제33회 AFC 총회에서 치러진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해 축구 외교 무대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AFC 회장 직권으로 AFC 준집행위원 자격을 얻었고, 이번에 정식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은 임기 동안 아시아축구의 방향성과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국제축구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국인 AFC 집행위원이 탄생한 건 그 자체로 긍정적인 일이지만, 정 회장을 향한 국내 축구계 시선이 곱지만은 않. 정 회장의 이번 집행위원 당선이 축구협회장 4선 도전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터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도전할 수 있는데,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를 가지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올해 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준결승 탈락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마저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탈락해 40년 만에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등 정 회장 체제에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