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조만간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출생 대응 예산이 굉장한 우선순위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저출생은 미래 대한민국의 성장과 재정, 국민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가 총력전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관련 부처가 내년도 예산안과 재정 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9일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부총리가 이끄는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과거 경제기획원처럼 저출생 문제를 부총리가 부처 차원에서 기획하고 조정하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도 비슷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부처 신설을 위한) 입법 과정에서 협의가 잘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민간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한 총리는 “민간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소에 나섰을 때 정부가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장기적인 시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의대 증원 논의 자료를 13일 의료계가 공개한 데 대해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10일 정부는 의대 증원 관련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등법원에 47건의 자료와 2건의 별도 참고자료를 제출했다. 의료계는 이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고 “의대 증원의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증원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법원이 요청한 자료와 정원 배정 자료까지 최선을 다해 제출했다”며 “진정성 있는 정책 의지와 배경을 최대한 알리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실하게 자료를 내서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받으려는 것을 다소 왜곡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야당이 추진 중인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선 “정부나 여당 입장에서는 어려운 계층에 집중해서 지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