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커지는 뱃고동…미중 갈등에 들썩이는 조선株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올해 STX중공업 주가 47% 급등
삼성重·한화오션도 약 30% 뛰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전쟁이 조선업으로 옮겨가면서 국내 조선 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친환경 선박의 교체 수요 증가 및 신조선가 상승 등으로 조선업이 2008년에 맞먹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TX중공업의 주가는 2.87% 상승한 1만7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주가가 무려 46.92%나 뛰었다. 올해 삼성중공업도 30.70% 급등했고, 한화오션도 29.48% 상승률을 보였다. 조선업 대장주 HD한국조선해양 역시 같은 기간 12.40% 올랐다. 지난 13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8일 국내 증시에 입성한 HD현대마린솔루션도 상장 후 25.38% 급등하는 등 조선주들이 줄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은 2014~2021년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 조선업 급성장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황이 나빠졌다. 이후 코로나19를 계기로 해운 시장 수요가 증가로 선박 주문량이 늘면서 점차 업황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업계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조선사들의 주가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형 조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신조선가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선박 수주 단가인 신조선가 지수는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을 평균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높으면 선박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조선가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꾸준히 오름세다. 올 들어서도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조선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한 183.92포인트를 기록했다. 업황 부진으로 급락했던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43% 수준 상승했다. 조선가지수가 180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역대 가장 높은 신조선가는 2008년 8월 집계된 191.5포인트다.

이에 따라 올해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 높아진 선박 가격이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조선사들은 불황 터널을 벗어나면서 이미 3~4년치 선박 건조 일감을 쌓아둔 데다 최근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로 기준에 부합하는 고가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확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3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석 2척을 수주했고 지난달 친환경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을 수주하는 등 이미 연간 목표치 80% 이상을 채운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점도 호재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문제 삼아 해양·물류·조선업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나선 상태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산 선박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조선업에 대한 제재로 글로벌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