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10일 오후 12시 5분

국내 10위권 캐피털업체인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이 흔들리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부실 우려로 신용도가 훼손된 탓이다. 여기에 새마을금고·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23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는 작업도 표류하고 있다. M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ST리더스)가 제동을 건 영향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M캐피탈 차환작업 난항

10위권 M캐피탈 유동성 위기…PEF 반대에 자금조달 막혀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캐피탈의 차입금 가운데 2191억원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채(1500억원)와 전자단기사채·기업어음(140억원) 등이다.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는 8500억원에 달한다.

M캐피탈은 그동안 여전채를 차환(자금 재조달)하거나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는 형태로 근근이 차입금을 갚았다. 하지만 최근 차환 작업은 순탄치 않다. 올 들어 신용평가사들이 M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한 결과다. 발행금리도 연 6%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 회사 여전채를 사들이려는 투자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다.

M캐피탈 경영 여건이 나빠진 것은 2020년 말 ST리더스가 M캐피탈을 인수한 이후부터다. ST리더스는 2020년 펀드를 통해 M캐피탈을 3750억원에 인수했다. 새마을금고는 당시 이 펀드에 지분 59.8%를 출자한 최대 출자자(앵커 LP)였다. ST리더스가 운용사(GP), 새마을금고가 앵커LP로서 M캐피탈 인수를 주도했다.

M캐피탈은 이후 새마을금고가 추진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에 같이 참여했다. 이 회사의 PF대출 등 투자금융자산은 2020년 말 3328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2098억원으로 네 배 가까이 불었다. 하지만 최근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 자산 부실화 우려가 번졌다.

출자기관, 운용사 간 갈등도

보다 못한 새마을금고가 최근 M캐피탈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NH투자증권과 손잡고 M캐피탈의 투자자산을 담보로 2300억원가량을 빌려줄 계획을 세웠다. 대신 GP인 ST리더스는 교체하기로 했다. ST리더스의 내부 통제 부실이 심각한 만큼 M캐피탈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ST리더스는 M캐피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 관계자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 논란을 빚었다. 이 사건으로 새마을금고 관계자와 M캐피탈 관계자는 법정 구속됐다. 최원석 ST리더스 대표도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ST리더스가 새마을금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새마을금고는 LP 동의를 받아 ST리더스의 GP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하지만 일부 LP가 반대해 이마저도 무산됐다.

ST리더스는 M캐피탈의 투자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수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M캐피탈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두 거래는 투자자를 찾지 못해 모두 교착 상태에 빠졌다. ST리더스가 M캐피탈의 명줄을 쥔 채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ST리더스는 이 투자 자산마저 없으면 자본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펀드 운용보수라도 받으려고 계속 붙잡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