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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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의 부실채권(NPL)을 매입하는 펀드가 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펀드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부산 지역 사업장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사들여 사업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오는 9일 ‘새마을금고 금융지원 펀드(케이클라비스 시너지 NPL 1호)’로 부산 동래구 온천동 복합상가 건물에 묶인 PF 대출채권 260억원어치를 사들인다. NPL은 석 달 이상 연체됐거나 원리금이 정상적으로 상환되지 않은 대출채권이다. 금융회사는 경영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NPL을 대출 원금보다 싸게 매각한다.

새마을금고 금융지원 펀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각각 절반씩 출자해 조성했다. 지역 단위 새마을금고의 NPL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이 펀드가 사들인 NPL 관련 사업장은 부산 지하철 3·4호선 환승역인 미남역 인근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자리 잡고 있다. 15개 지역 단위 새마을금고가 39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집행해 2021년 1월 공사를 시작했다. 착공과 함께 분양을 시작해 분양률 60%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터지면서 사업장 철거 일정이 지연됐다. 사업 일정이 더뎌지자 분양취소 물량이 늘었다. 여기에 2022년에 PF 시장이 흔들리면서 분양률은 22%까지 떨어졌다.

시공사는 내부 자금을 투입해 지난해 4월 복합상가 건물을 준공했다. 하지만 예상을 밑도는 분양률 탓에 새마을금고의 대출 회수가 어려워졌다. 대출금 390억원 가운데 130억원가량만 분양대금으로 회수했다. 나머지 대출은 올해 1월 EOD로 이어졌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굴리는 펀드를 통해 이 대출채권을 매입한 만큼 사업장 정상화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 운용사는 상가 건물을 공매로 넘기지 않고 분양을 바탕으로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공매로 넘기면 건물을 헐값에 넘길 우려가 높다. 대주단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후순위로 자금을 받는 시공사는 공사비를 받기 어려워진다. PF 대출을 인수하는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앞으로 시행사, 시공사와 협의해 할인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클라비스운용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새마을금고 금융안정 지원 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이 배정됐다. 이 펀드는 개별 새마을금고 단위로 투자했다 EOD로 이어진 부동산 PF 대출에 투자할 수 있다. 케이클라비스운용은 이 펀드를 통해 현재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도시형 생활주택 브릿지론, 제주 호텔 담보대출을 비롯해 732억원 규모의 새마을금고 NPL을 매입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