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재단·아주대병원, 15년간 베트남 의료인 93명 무료 연수 기회 제공
"한국서 배운 최신 의료기술, 베트남 환자 위해 펼쳐…현지 의료발전에 기여"

[※ 편집자 주 = 한국과 베트남은 2022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었습니다.

한국은 베트남에서 가장 비중 있는 투자 국가이고 베트남은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다문화 가정 등 인력 교류 1·2위를 다투는 국가일 정도로 양국은 동반 성장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국영 베트남뉴스통신(VNA),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베트남 현지에서 양국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각 기업·기관·단체 등의 모범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두 나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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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 상생 미래로] 베트남 암전문의 "한국 연수 덕분에 한단계 성장"
"한국 연수교육을 통해 의사로서 한 단계 더 성장했습니다.

그때 배운 최신 의료기술을 베트남 환자를 위해 펼치고 있어요.

"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하노이의대병원 방사선과 초빙교수인 응우옌 반 훙(33) 박사는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받은 연수교육 경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훙 박사는 대우재단과 아주대병원이 공동 주최하는 베트남 의료인 초청 연수교육 사업 연수생으로 선발돼 지난해 4월부터 반년 동안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2009년 시작된 이 사업은 베트남 의료 발전을 돕기 위해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을 선발, 6개월∼1년간 연수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뽑힌 연수생은 숙식·생활비 등 연수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받는다.

훙 박사는 이미 2020년부터 하노이의대병원 초빙교수로 재직해온 암 치료 전문가다.

그런 그에게도 한국 연수는 자신에게 딱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역량을 쌓을 수 있었던 귀중한 기회였다고 한다.

연수 기간 훙 박사는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아침부터 종일 교수들을 따라다니면서 진료 등 모든 과정을 살펴보고 진료 회의에도 참석하는 도제식 교육을 받았다.

우선 유익했던 것은 최신형 선형가속기(LINAC)나 '하이퍼아크' 등 베트남에 도입되지 않은 방사선 치료장비와 관련 기술을 직접 접하고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훙 박사는 "최첨단 기기인 하이퍼아크의 경우 베트남에서 쓰는 방사선 치료장비인 감마나이프가 치료할 수 없는 사례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이처럼 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들을 아주대병원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어서 매우 좋았다"고 설명했다.

전미선(68) 방사선종양학과 명예교수 등 자신보다 까마득하게 선배인 교수들이 외국인 연수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모습도 그의 기억에 남았다.

훙 박사는 "전 교수 등의 가르침을 받고 내가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꼈다.

교수들이 환자와 소통하고 대화하는 방식도 매우 인상적이어서 지금 내 업무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수들도 동일한 환자 사례를 놓고 서로 견해가 다른 경우들이 있었다.

그럴 때 교수들이 자신만 100% 맞는다고 고집하기보다 상대 의견을 겸손한 자세로 듣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과학적인 업무방식을 익혔다"고 강조했다.

낯선 외국 생활이었지만, 숙식과 생활비를 제공받고 병원 관계자 등 한국인들이 친절하게 도와준 덕분에 안정된 여건에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훙 박사는 "한국 연수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나를 비롯한 많은 베트남 의료진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대우재단과 아주대병원 교수진, 병원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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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 박사처럼 이 사업으로 연수 혜택을 받은 베트남 의료인은 지난 15년간 의사 67명, 간호사 24명, 의료기사 2명 등 총 93명에 이른다.

이 사업은 대우재단 설립자인 고(故) 김우중 대우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베트남과 인연이 깊었던 김 회장은 당시 열악했던 베트남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으로 의사의 경우 내과, 외과,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연수하면서 암 수술, 조혈모세포이식술, 혈관 중재시술, 재건수술 등 고난도의 기법을 배웠다
또 아주대병원 의료봉사동아리가 진행하는 한국 내 의료봉사에 함께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했다.

대우재단과 아주대병원은 연수생들이 베트남으로 복귀해 한국에서 배운 의료기술을 적용, 환자 치료를 개선하고 베트남 의료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재단 최윤권 사무국장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15년째 지속적인 사업 추진에 현지 병원들의 반응이 매우 좋고 훌륭한 의료진들의 지원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 의료진도 의료 강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배워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기술 보유국으로 성장했다"면서 "이 사업을 통해 베트남 의료진들이 현지 의료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우재단·아주대병원은 이 밖에도 베트남 현지 의료봉사,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 대상 의료봉사·의료비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