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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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들이 작년 실손보험에서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줄기세포 주사,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금을 노린 과잉 진료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실손보험 사업 실적 및 향후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총계약 건수는 3579만 건으로 전년(3565만 건) 대비 14만 건(0.4%) 증가했다. 보험료 수익은 전년보다 9.5% 뛴 1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실손보험 보험 손익은 1조973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1조5301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4437억원 늘었다. 실손보험 적자는 2021년 2조8581억원에서 2022년 1조원대로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비급여 보험금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비급여 보험금은 백내장 보험금 지급을 제한하는 대법원 판결의 영향으로 2021년 7조8742억원에서 2022년 7조8587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작년 8조126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 새로운 비급여 항목의 청구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비중을 살펴보면 비급여 주사 비용(28.9%)이 가장 컸고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질환 치료(28.6%), 질병 치료 목적의 교정 치료(3.1%)가 뒤를 이었다.

발생손해액을 보험료 수익으로 나눈 실손보험 손해율은 작년 103.4%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올랐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으로 받는 손해가 커졌다는 의미다.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실손보험 세대별로는 3세대(137.2%)가 손해율이 가장 높았고 4세대(113.8%), 1세대(110.5%), 2세대(92.7%) 순이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출범한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연말까지 실손보험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나타나는 등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다수의 선량한 실손보험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