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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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위기에 직면한 보험회사들이 디지털과 헬스케어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에 발맞춰 보험의 핵심 업무는 물론 고객 서비스의 AI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고객의 삶을 디지털·헬스케어 혁신으로 뒷받침하려는 보험사의 노력이 주목된다.

○AI 기술 이식하는 보험사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부는 가운데 국내 보험시장에서도 AI는 새로운 화두가 됐다. 보험사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야 중 하나는 고객 서비스다. 삼성생명은 AI 챗봇과 음성봇을 개발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총 24개 AI 챗봇이 매달 9만5000건의 고객 문의를 소화하고 있다. 7개 AI 음성봇은 월 6만9000건의 전화 상담을 처리 중이다.
전방위 AI 활용, 모바일 건강관리…진화한 보험 서비스
현대해상 역시 AI 음성봇을 활용해 콜센터 상담 업무 효율화를 실현했다. 현대해상의 AI 음성봇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사고 초기 안내와 자동차 보상 진행 상황까지 안내하고 있다. 보험 가입 후 진행되는 해피콜과 보험 계약 해지 임박 안내 등 기존 단순 업무를 보조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갔다.

AI를 복잡한 보험 업무에 적용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장기보험의 설계와 인수 심사 업무를 돕는 ‘AI 비서’를 개발했다. 고객별로 보장부터 맞춤 설계, 사전 심사가 동시에 가능하다. NH농협생명은 올 들어 AI 기업과 보험 업무 효율화를 위한 업무 혁신을 추진 중이다. AI 해피콜 서비스를 내년에 출시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보험 약관에도 기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세브란스병원 AI연구소가 개발한 AI 머신러닝을 채택해 과거 10년 치 검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향후 10년간 발병 확률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용자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동의하거나 직접 설문에 답하면 16가지 대표 질환의 10년 내 발병 위험도를 알 수 있다.

한화생명은 AI 기술을 상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AI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활용해 AI가 보험 서류를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도록 해 상품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화생명은 주요 3대 암(위·간·폐)을 특화한 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신한라이프는 AI 기술을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데까지 쓰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FDS)을 고도화해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병원을 스크리닝하는 등 다수의 보험사기를 적발했다. 신한라이프는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도 AI 기술을 쓰고 있다.

○진화하는 디지털 맞춤형 서비스

보험사의 디지털 혁신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인 애니핏 플러스에서 ‘AI 건강 관상 서비스’를 내놓았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30초 동안 얼굴을 스캔하면 안면 혈류를 분석해 건강을 체크해준다.

한화손해보험은 여성 고객 전용 콜센터인 ‘레이디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레이디 헬스케어 서비스는 매달 여성 건강정보 콘텐츠를 제공하고 고객의 임신과 출산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신한라이프는 모바일 보험금 청구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 고객을 위해 ‘다른 피보험자 보험금 신청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해당 피보험자와 수익자의 동의를 받은 고객이 보험금을 대리 청구할 수 있다.

보험사의 신사업에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KB손해보험은 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의 노인복지주택 평창카운티 입주자에게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KB체크플러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관리를 종합적으로 돕는 서비스다. 일반 사용자까지 이용할 수 있는 KB건강체크는 건강 자가 진단 서비스다. 병원에 가야 할지 고민될 때 자가 진단하는 기능이 있다.

고객이 건강한 삶을 가꾸는 데도 보험사의 디지털 역량이 활용되고 있다. NH농협생명의 랜선텃밭 가꾸기는 앱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실제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걷기배틀방은 이용자의 걷기를 독려해 건강을 챙길 수 있게 했다.

○스타트업과 협력 확대

보험사는 디지털·헬스케어 혁신을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과도 손을 잡고 있다. DB손보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지난 4월 DB캐피탈, 케이유니콘이 공동 설립해 운영하는 투자 조합에 479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디지털 기술 스타트업과의 사업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해상은 디지털 스타트업과 제휴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하이헬스챌린지’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예컨대 디지털 재활 전문 스타트업과 함께 오십견 예방을 위한 1 대 1 어깨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현대해상은 또 디지털파트너센터를 운영하면서 디지털 스타트업과의 온라인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