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건수가 전년 대비 10% 넘게 늘어나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반면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임상시험 건수는 크게 줄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3년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가 783건으로 지난해 711건 대비 10.1%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등록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전 세계 4위다. 2020년 6위→2021년 6위→2022년 5위→2023년 4위로 꾸준히 순위가 상승했다.

도시별로 비교하면 서울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단일국가 임상시험은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3위, 다국가 임상시험은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임상시험 건수는 늘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감염병 관련 임상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의 복합제 개발 등을 위한 1상 등 단일국가 임상시험은 191건 승인됐다.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위한 3상 등 다국적 임상시험은 196건 승인돼 전년 대비 33.3% 증가했다. 항생제 개발 등 감염병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26건으로 2022년(41건)보다 36.6%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은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승인된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은 660건으로 전체 승인된 임상시험 중 84.3%를 차지했다. 전년(83.7%) 대비 0.6%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연구자가 학술연구 등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연구자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123건(15.7%)으로 2022년(16.3%)보다 비중이 소폭 줄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감염병 대유행 이후 임상시험 승인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임상시험을 통한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