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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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9일 카카오뱅크에 대해 이번 1분기 실적으로 대출 모멘텀(상승동력)을 상실했다며 밸류업 수혜주로 인식되는 전통은행들과 향후 주가 흐름이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대금리차(NIS) 축소와 예대율 하락에 순이자마진(NIM)이 급락하면서 1분기 순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3.3% 줄었다"며 "향후 약화된 이자이익 기반을 운용손익과 수수료&플랫폼 수익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이다.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한 7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수익은 5823억원으로 29% 늘었다. NIM은 2.18%로 전 분기(2.36%)보다 0.18%p 하락했다. 비이자수익은 1356억원으로 24.4% 증가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총대출성장률이 6.9%로 예상보다 높았던 반면 NIM은 2.18%로 18bp나 하락해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며 "수신 급증으로 높은 대출성장에도 불구하고 예대율이 2.7%p 하락해 유가증권 운용 증가에 따른 유가증권관련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금리정책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제고하는 공격적인 성장 정책을 멈추고 금융플랫폼으로 확고히 포지셔닝되는 경영전략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이를 공식화했다"고 부연했다.

나민욱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멀티플 정당화를 위해서는 '은행'보다는 '플랫폼'적인 성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와 고객수는 각각 1800만명과 2356만명을 기록했는데 신규 고객 중 모임 통장, 카뱅인증서 사용 고객 비중이 84%로 핵심 서비스에 기반한 고객 유입 효과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전망치(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출 성장 가이던스를 직전 20% 내외에서 10% 초반대로 내리고, 예대율 하락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당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연중 7% 성장을 달성한 점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을 14%로 10%p 하향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은 연구원도 "초과 수신분을 채권, 수익증권 등 자금운용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소통했다"며 "연간 NIM과 CCR은 각각 2.20%, 76bp로 예상해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보수적인 전망치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