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준 국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에서 일하는 연구원은 60만1530명으로 전년보다 2.5%(1만4864명) 늘었다. 이 가운데 상근 연구원 수는 48만8774명으로 세계 4위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등 여러 문제가 겹쳐 ‘이공계 인력절벽’이 예고돼 있다.

이공계 '인력절벽'…"반도체 5만명 모자랄 것"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30년엔 국내 이공계 대학원 신입생이 현재의 85%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이공계 활성화 대책 태스크포스’가 발족하게 된 배경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국내 과학기술 인력 부족분이 2019~2023년 800명에서 2024~2028년 4만7000명으로 60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력 수준도 저하되고 있다. 수학 교과의 핵심 내용이 고교 교육 과정에서 제외되면서 이공계 신입생이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학 교육 과정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기본적인 벡터 계산도 못 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핵심 산업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30년께 반도체산업 필수 인력은 30만 명에 한참 모자란 25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반도체산업 실태조사에서도 인력 부족분이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30년까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인력이 4만여 명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1000명당 연구원 수는 17.4명, 인구 1000명당 연구원 수는 9.5명으로 모두 세계 1위다. 그러나 연구원 1인당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17만8456달러로 경쟁국보다 적다. 개인 소액과제 중심 연구로 연구의 질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1인당 연구개발비는 48만9144달러로 압도적 1위다. 독일(28만9978달러) 일본(23만4170달러) 프랑스(19만6647달러) 중국(18만211달러)도 한국보다 많다. 의대 정원의 급격한 확대는 이공계 인력 수급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