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금리 인하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다. 투자 전문가들은 테슬라, 카니발,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에 주목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1.80% 하락한 179.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55% 하락한 데 이어 2거래일째 떨어졌다. 테슬라는 올 들어 27% 이상 급락했다. 최근 약세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반등할 것이란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시장 안심시킨 파월…'금리 민감주' 뜬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상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해졌다고 봤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1년 전에 비해 8.5% 감소한 38만6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년 대비 차량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의 야심작인 2만5000달러(약 3400만원) 저가 전기차 모델도 고금리 여파로 개발이 지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의 금리 민감도는 91%에 달한다. 월가 분석가들은 “테슬라는 금리가 하락하면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봤다. 전날 Fed는 5월 기준금리를 3월과 같은 연 5.25~5.50%로 동결하면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또 다른 주식으로는 미국 크루즈여객선 운항업체 카니발이 꼽힌다. 카니발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16.31% 하락했다. 여행주는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금리가 오르면서 더 비싼 가격표를 마주하게 되는 ‘스티커 쇼크’가 올 수 있어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카니발의 금리 민감도는 96%로 테슬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서버 제공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금리에 민감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올해 들어 158.64% 급등했다. 다만 고금리 환경에서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같은 성장주의 매력이 떨어진다. 골드만삭스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금리 민감도를 99%로 산정했다.

월가에서는 이들 주식에 악재로 작용하던 금리 인상 우려가 사라지면서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외에 에너지기업 할리버튼, 성장주인 메타플랫폼즈, 월트디즈니, 알파벳 등을 금리 민감주로 꼽았다. 할리버튼의 금리 민감도는 100%다. 메타플랫폼즈, 월트디즈니, 알파벳의 금리 민감도는 각각 83%, 81%, 74%로 분석됐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