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쁘리 장관 "성과 부족하지 않았다"…업적 제시하며 불만 표출
태국 외교장관 개각후 돌연사임…"부총리직 겸임 해제 불만인듯"
태국 외교 수장인 빤쁘리 파힛타누껀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개각 발표 후 돌연 사임했다.

29일 네이션 등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빤쁘리 장관은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내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날 세타 타위신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날 발표된 세타 정부 첫 개각에서 그는 외교부 장관직은 유지했지만, 겸임하던 부총리직은 잃게 됐다.

빤쁘리 장관은 이에 불만을 품고 갑작스럽게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 논의 과정이 아니라 새 내각 명단에 대한 왕실 승인까지 마친 상태여서 파장이 일고 있다.

빤쁘리 장관 사임은 정부 내 고위 인사들도 예상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SNS) 등에도 그의 사직서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는 사직서에서 "부총리직을 잃게 된 것이 성과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정직하고 성실히 일했고, 외교와 국제경제 부문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태국인 석방, 이스라엘 이주노동자 귀환을 비롯해 비자 규제 완화, 주요국과의 외교 관계 강화 등을 자기 업적으로 제시했다.

전날 발표된 개각에서 재무부 장관을 겸직하던 세타 총리는 피차이 춘하와치라 전 태국증권거래소(SET) 이사장을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또한 수리야 증룽르엉낏 교통부 장관이 부총리도 겸하게 되는 등 내각 변동 과정에서 빤쁘리 장관의 서열이 밀렸다.

외교 수장의 예기치 못한 사임으로 태국 외교와 세타 정부도 타격을 입게 됐다.

차이 와차롱 정부 대변인은 빤쁘리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확인하면서 "외교부 공무원들이 있기 때문에 장관 사임이 정부 외교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