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완충재, 생활용품 및 농수산물 포장재 등으로 널리 쓰이는 스티로폼은 상품명에서 유래한 용어다. 스티로폼의 정확한 명칭은 ‘발포성 폴리스티렌(EPS)’. 좁쌀 형태로 제조된 폴리스티렌(PS)을 팝콘처럼 튀기면 EPS가 된다.

경기 화성의 기술 혁신형 강소기업 인천EPS는 국내 70~80여 개사가 경쟁하고 있는 EPS 업계의 선두 업체로 꼽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를 맞아 친환경 신제품 개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나영준 인천EPS 대표는 지난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티로폼 시장이 코로나19 기간에 정점을 찍은 데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EPP(발포성 폴리프로필렌)가 그중 하나다. 겉모습은 스티로폼과 비슷하지만 가볍고 잘 부스러지지 않아 포장재와 산업용 자재로 활용도가 높다. 독성이 적어 최근 식품 포장 용기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인천EPS는 EPP를 활용해 양식용 부표, 양봉용 벌틀, 도시락 용기, 욕실용 매트 등을 생산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에도 범퍼 충격 완충용 제품을 납품한다.

옥수수 성분으로 만드는 생분해성 비닐도 개발하고 있다.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포성 폴리에틸렌(EPE) 소재 등을 활용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나 대표는 “개발을 거의 완료해 LH에 시험을 의뢰했다”며 “이 제품이 공급되면 층간소음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EPS는 지난해 계열사를 모두 합쳐 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5% 정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나 대표는 53년째 스티로폼 업계에 몸담고 있는 현직 최고령 최고경영자(CEO)이자 ‘스티로폼의 달인’으로 통한다. 23세에 기능공으로 시작해 1980년 인천에 공장을 지어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깔끔한 일 처리로 거래처와 은행에 신뢰를 쌓은 덕에 몇 번의 공장 화재를 딛고 일어선 오뚝이 경영자로도 업계에서 유명하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