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 동안 국내 기업 상용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이 65%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의 세 배에 달했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전체 연봉 상승률보다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사업체 임금 인상 특징 분석’ 보고서를 펴냈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4781만원으로 전년보다 2.8%(131만원) 증가했다. 상승률만 보면 2022년(5.2%)보다 2.4%포인트 낮았다. 2022년(667만원)에 전년 대비 10.4% 대폭 올랐던 특별급여가 작년엔 648만원으로 2.9%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특별급여액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초과급여까지 합친 임금총액은 지난해 연 5053만원으로 사상 처음 5000만원을 넘어섰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대기업의 높은 성과급 등 특별급여 증가가 임금 상승을 견인해왔다”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고임금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성과급 지급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근로시간을 고려한 시급 상승률은 연간 총임금 상승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상용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2만5604원으로 1년 전(2만4715원)보다 3.6% 올랐다. 연 임금총액 상승률(2.8%)보다 0.8%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3.6%)과 같았다.

2011년과 비교하면 시간당 임금 누적 상승률은 65.3%에 달했다. 같은 기간 누적 물가상승률 24.2%보다 2.7배 높은 수준이다. 하 본부장은 “노동계는 최근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고율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있으나 2011년 이후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았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