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벤처창업 경험 살려 농업 사업성 차별화·경쟁력 높여
"농촌 살리기 위한 사회적 책임·사업성 모두 잡는 모델 구축"
[2024 와이팜 엑스포] ⑧ 6차산업 청년농업가 꿈꾸는 한수용씨
"농산물만큼 가격 변동이 심한 것도 없을 거예요.

그래서 농작물 판매로만 돈 벌 생각보다는 상품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농부를 넘어 '농업가'가 되겠다는 마음이죠."
충남 천안에서 '달콤 농장'인 포도 농장과 '로컬리시어스'라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한수용(39)씨는 연합뉴스가 주최하는 '2024 와이팜 엑스포'(귀농귀촌박람회)에서 청년농업인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경기도 안양에서 자라고 농업과는 거리가 있던 한씨는 2년 전 처음 농업에 뛰어들 때 마음가짐부터 남달랐다.

가계를 이어받아 규모와 시스템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2세 농부와는 달리 신규 청년 창업농들이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단순히 농사를 잘 지어서 농작물을 판매하는 것은 몇십년간 노하우가 쌓인 농부와 2세 농부에 비해 경쟁력에 밀린다고 생각했어요.

나만의 사업성과 상품성이 있는 것으로 차별화를 두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것이 천안 밀과 쌀, 입장 포도를 활용한 '입장포도알빵'이다.

한씨는 수익 창출을 위해 지속해서 지역에서 자란 농작물을 활용한 로컬푸드를 연구·개발해 나가고 있다.

입장포도알빵 외에도 병천순대고로케를 탄생시켰고,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쪽파떡볶이'를 개발하기 위해 쪽파 재배도 시작했다.

[2024 와이팜 엑스포] ⑧ 6차산업 청년농업가 꿈꾸는 한수용씨
소비자들이 로컬푸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달 플랫폼을 활용해 로컬푸드의 인지도와 수요를 높이기도 했다.

농사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한씨의 벤처창업 경험이 한몫했다.

천안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재학시절 한씨는 컴퓨터공학 전공을 살려 강연 콘텐츠를 활용한 정보통신(IT) 벤처기업을 창업했고, 사업은 마케팅과 교육 컨설팅으로까지 확대됐다.

정부 관련 사업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농업 분야를 처음 접하게 됐고 농업 발전을 위한 아이템과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농업 분야의 발전에 대한 갈증과 함께 자기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얻었다.

"농촌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이 필요해요.

고령화되고 사람이 없는 농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 반, 기존에 해왔던 IT 분야와 마케팅 기술을 잘 접목하면 사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 반으로 창업농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
사회적 책임과 사업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목표로 삼은 한씨는 2년 전 청년농부사관학교(7기)에서 전문적인 영농 개시를 위한 교육을 받았다.

졸업 후에는 전국 우수 스마트팜 농가와 관광 체험 농가를 견학해 사업 모델을 구체화했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본 곳이 전북 부안의 슬지네 제빵소와 경남 김해 클라우드베리였다.

슬지네 제빵소를 통해 지역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클라우드베리를 통해 외국인 관광을 활용한 농업 체험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2024 와이팜 엑스포] ⑧ 6차산업 청년농업가 꿈꾸는 한수용씨
한씨는 앞으로 농업이 2차 가공산업 및 3차 서비스업과 융합해 농촌에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6차산업에 답이 있다고 보고 이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했다.

사업을 넘어 궁극적으로 농촌과 농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한씨의 목표는 농업·교육·문화·관광을 결합한 융복합 스마트 소셜팜이다.

"농촌 체험을 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농촌에서는 숙소와 음식, 관광을 제공하고 외국인 관광객은 자원봉사 형태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농촌의 부족한 인력 문제도 해결하고 새로운 관광 사업도 구축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직접 개발한 로컬푸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역 관광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지역 특산물을 성공적으로 브랜드화한 강원도 '춘천감자빵'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관광과의 연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저도 융복합 스마트 소셜팜을 통해 지역 관광과 제가 개발한 특산품을 연계해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농업을 통한 독자적인 글로컬 브랜드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는 한씨는 농업을 '완벽한 블루오션'이라고 표현했다.

"막상 농촌에 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만 생각을 갖고 뭔가를 하려고 하면 도와주려는 분들도 많고 기회가 정말 많다고 생각해요.

제2의 고향인 천안에서 꼭 글로컬 브랜드를 만들겠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