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AP 연합뉴스)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여름 개최될 ‘e스포츠 월드컵(EWC)’이 역대급 상금 규모를 공개했다. 지난 17일 사우디 e스포츠 연맹은 EWC의 총상금 규모가 6000만 달러(약 83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EWC의 전신인 ‘게이머즈 8’의 최고 상금인 45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로 e스포츠 대회 역사상 전례가 없는 최고 액수다. 해당 상금은 우수한 성적을 낸 게임단, 선수와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배분된다.

먼저 EWC는 ‘클럽 챔피언십’ 항목에 2000만 달러 상금을 내걸었다. 클럽 챔피언십이란 하나의 게임단이 여러 종목에 선수단을 출전시켜 최종 성적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게임단이 10개의 종목 중 6개를 우승하고 B 게임단이 4개의 종목을 석권하면 A 게임단에게 더 많은 상금이 차등 배정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16개의 게임단에게 상금이 주어질 예정이다.

또한 게임별 대회인 ‘게임 챔피언십’에는 총 30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이 걸렸다. 현재까지 총 19개 종목이 발표된 만큼 단순히 나눠봐도 1개 종목당 150만 달러, 약 20억 원 이상의 보상이 배정된 셈이다. 물론 사우디 e스포츠 연맹 측이 추가적인 종목의 합류를 예고한 만큼 해당 액수는 줄어들 수 있다. 또한 각 참가자 개인에게도 MVP 상금 110만 달러 등이 수여된다. 사우디 e스포츠 연맹은 “최대 규모의 상금은 글로벌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선수들에게 더욱 지속 가능한 경력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WC 제공
EWC 제공
올해 여름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되는 EWC에는 현재까지 19개 종목이 합류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PUBG :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FC 24, 포트나이트, 스트리트 파이터 6, 스타크래프트 2, 전략적 팀 전투(TFT), 포트나이트, 프리 파이어, 아너 오브 킹즈, 모바일 레전드 : 뱅뱅, 오버워치 2, 레인보우 식스 시즈, 렌스포츠, 로켓 리그, 철권 8, 카운터 스트라이크 2, 에이펙스 레전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대회 개최 전까지 추가적인 종목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 아래 지난 2016년부터 석유 자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전 2030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해당 전략의 일환으로 게임과 e스포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게이머즈 8을 확장한 EWC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수도인 리야드에 전용 경기장을 새로 짓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급 상금, 신규 경기장 건설 등 사우디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EWC가 축구의 월드컵처럼 국제적인 대형 e스포츠 이벤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