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맨시티 등 명문팀과 조별리그…최소 3경기 보장
규모 따라 커질 상금에도 기대…'시즌 복판'에 미국 원정은 부담
FIFA 회장도 직접 축하…클럽월드컵 출전에 활짝 웃는 울산
"새롭게 단장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을 아주, 아주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한국의 울산 HD FC."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17일 울산이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를 1-0으로 꺾자마자 축하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재했다.

울산은 안방인 울산문수축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1차전을 이기면서 클럽 월드컵 출전권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문디알 데 클루브스 FIFA'(Mundial de Clubes FIFA)라는 정식 명칭을 받은 2025 클럽 월드컵은 인판티노 회장의 '야심작'이다.

본래 클럽 월드컵은 6개 대륙의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까지 7개 팀이 경쟁한다.

작은 규모로 매년 대회가 열렸다.

세계 최강 클럽을 가리는 대회지만 '번외 토너먼트' 성격이 강했다.

2025년 6∼7월 미국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부터는 다르다.

이제는 정말 '월드컵'이라는 말에 걸맞게 대규모로 대회로 격상된다.

전 세계에서 32개 팀이 출전하고,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FIFA 회장도 직접 축하…클럽월드컵 출전에 활짝 웃는 울산
세계 최고 국가대항전인 기존 월드컵과 진행 방식도 똑같다.

32개 팀이 8개 조로 나눠 경쟁한다.

조 1, 2위가 토너먼트에 진출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단 3위 결정전은 없다.

출전권만 따내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고 해도 최소 3경기가 보장되는 구조다.

유럽 등 세계적 명문 팀과 친선전 같은 비공식 경기가 아니라 조별리그와 토너먼트가 모두 갖춰진 공식 대회에서 경쟁할 기회를 받은 것이다.

세계 축구의 중심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맨체스터 시티, 첼시(이상 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유벤투스,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 등 쟁쟁한 명문팀 12곳이 출전을 확정했다.

FIFA는 아시아에 총 네 장의 티켓을 분배했다.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가 한 장씩을 가져갔다.

울산은 요코하마전 승리로 4년간 ACL 성적을 바탕으로 매기는 '연맹 랭킹'에서 전북 현대를 추월하면서 아시아 팀 가운데 세 번째로 클럽 월드컵행을 확정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클럽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나서는 티켓을 확보해 기쁘다.

선수들, 클럽, 팬 모두에게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FIFA 회장도 직접 축하…클럽월드컵 출전에 활짝 웃는 울산
울산이 클럽 월드컵 출전에 기뻐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상금이다.

울산 구단에 따르면 FIFA는 아직 상금 규모에 대해 알려온 바가 없다.

AFC도 파악된 내용이 없다고 한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7개 팀 체제로 열린 지난해 클럽 월드컵의 총 상금이 1천500만달러(약 206억원)였다.

FIFA가 32개 팀 체제로 키워 마케팅, 후원, 중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만큼 상금 규모도 대폭 커질 거라는 관측이 많다.

일부 외신은 클럽들이 출전만으로 800억원가량을 받을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데, 울산 구단 관계자도 FIFA가 실제 이 정도 거액을 지급할 것이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구단 살림에 큰 도움이 될 만한 규모의 상금이 있을 걸로 기대한다.

지난 시즌 K리그1의 우승 상금은 5억원이었다.

다만 클럽 월드컵은 '어두운 부분'도 있다.

2022년 12월 32개 팀 체제로 대회 확장을 발표했을 때 FIFA는 제일 먼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의 반발에 부딪혔다.

FIFPRO는 일정이 촘촘해지면서 선수들의 피로가 가중되고 부상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즌을 마무리하고 클럽 월드컵에 나설 유럽 팀과 달리 춘추제인 K리그 팀은 2025년 시즌 한복판에 대회를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FIFA 회장도 직접 축하…클럽월드컵 출전에 활짝 웃는 울산
조별리그 통과 후 토너먼트에서 계속 이기면 대회 기간이 최장 4주까지 늘어나고, 경기 수도 많아진다.

승승장구해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셈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대회에 나서는 팀이 소수인 만큼 이들 팀을 위해 해당 기간 리그를 멈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주중 경기를 최대한 활용해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한다.

클럽 월드컵뿐 아니라 ACL과 컵대회까지 병행해야 하는 만큼 선수단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