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쿠칭에 있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마트팩토리를 찾은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생산을 마친 동박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 제공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쿠칭에 있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마트팩토리를 찾은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생산을 마친 동박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 회장이 그룹의 4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모빌리티 사업장을 잇달아 찾으며 신사업에 힘을 실었다.

신 회장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있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점검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19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펴 만든 막으로, 이차전지의 주요 소재 중 하나다.

신 회장은 지난달에도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의 청주 신공장을 찾아 전기차 충전기 사업 현안을 직접 챙긴 바 있다. 모빌리티, 바이오앤웰니스,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롯데가 꼽은 4대 신성장동력 중 모빌리티 분야의 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현장을 둘러본 신 회장은 "말레이시아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최고 품질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말 5, 6 공장을 준공한 말레이시아 스마트팩토리는 연간 생산량이 6만톤에 달한다. 이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체 동박 생산량의 75%에 달한다.

올 하반기 5, 6 공장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신규 고객을 수주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8090억원을 찍었다. 2022년과 비교할 때 11% 증가한 액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를 해외 진출의 전략적인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스마트팩토리는 국내 대비 저렴한 전력비와 인건비를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중 기온·습도가 일정한 기후도 동박 품질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강우량이 많아 수력발전을 기반으로 한 전력망을 갖췄다는 점도 ESG 경영을 중시하는 해외 고객사를 유치하는 유인이 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전북 익산과 말레이시아에서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향후 유럽과 북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스페인과 미국에 동박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