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의 '2024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의 팝업을 연다고 18일 발표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의 팝업 전용공간 '더스테이지'에서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팝업에서는 스페인 이비자 섬의 매력을 담은 로에베의 봄·여름 상품이 전시된다. 로에베 파울라 이비자는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나단 앤더슨이 유년시절을 보낸 이비자의 작은 마을 파울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하는 컬렉션이다. 매년 4월 신상품이 공개된다. 이번에는 로에베 특유의 여유로움과 이비자의 생동감이 어우러진 의류와 가방, 신발 등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에서만 소개되는 단독 상품도 있다. 딸기와 수박, 키위, 패션프루트 등 여름철 과일 디자인을 입힌 '스퀴즈백'이 이번 팝업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팝업이 열리는 더스테이지는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 1층 한복판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루이비통, 샤넬, 고야드, 디올 등 다양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해당 공간에서 팝업을 개최한 바 있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다양한 브랜드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트렌드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명품 팝업의 성지’로 입지를 굳힌 강남점은 인기 캐릭터와 K팝 아티스트, 라이프스타일까지 다양한 분야로까지 팝업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손잡고 K팝 그룹 세븐틴 멤버들이 직접 만든 굿즈를 소개하는 팝업과 신예 아이돌 ‘아일릿’의 데뷔 기념 스토어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은 "신세계 강남점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신상품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무대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늘 새롭고 즐거운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K-콘텐츠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일배우들이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한일 로맨스' 작품들이 양국 여심 저격을 위해 준비 중이다.한일합작 드라마의 시작은 2002년 MBC에서 방영된 '프렌즈'였다. 한일 톱스타인 원빈과 후카다 쿄코가 출연한 작품이다. 월드컵 공동 개최를 축하하고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MBC와 일본의 TBS가 공동 제작한 이 드라마는 양국에서 손꼽히는 미남, 미녀의 출연에 작품성을 넘어 화제가 됐다. 캐스팅만으로도 세월을 넘어 회자되고 있다.이후 배우 김태희가 '나와 스타의 99일'(2011)에서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잘 알려진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또 일본 영화 '신문기자'(2019)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심은경은 최근 한국보다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는 '7인의 비서'(2020), '군청영역'(2021), '백만 범 말할 걸 그랬어'(2023) 등에 주연급으로 출연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올해 가장 주목받는 배우는 채종협이다. 박은빈과 촬영한 '무인도의 디바'가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눈도장을 받았고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황금 시간대 드라마 주연을 꿰찬 것이다. 그가 출연한 TBS 화요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는 넷플릭스에도 공개돼 톱10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채종협의 다음 타자는 이세영이다. 그는 쿠팡 플레이의 신작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와 호흡을 맞춘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소금미남'(담백한 미남)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일본판 '시그널', 넷플릭스 '헬 독스' 등으로 알려져 있다.'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의 사랑 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 드라마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 '도가니'를 쓴 작가 공지영과 '냉정과 열정사이'의 일본 작가 쓰지 히토나리가 공저했다.이세영은 "사카구치 켄타로와 호흡이 기대된다"며 "사랑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마음을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했다. 사카구치 겐타로는 "섬세한 연기가 탁월한 이세영 배우와 아름다운 멜로로 만나 기쁘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최근 '무빙'으로 주목받은 한효주는 일본 넷플릭스 작품을 선택했다. 상대 배우는 일본 톱배우 오구리 슌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로맨틱 어나니머스'(Romantics Anonymous)는 초콜릿 가게 사장과 쇼콜라티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다.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가와 쇼 감독이 연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국내 넷플릭스 측은 오구리 슌 출연에 대해 함구했으나 한일 스타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오구리 슌은 드라마 '고쿠센', '리치 맨, 푸어 우먼' 등에 출연한 바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진출'이라기 보다 예전부터 이러한 수요는 종종 있었다. 한국 드라마, 영화의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작품이 많아지면서 배우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해외 배우들은 대중에 신선하다는 느낌을 준다"며 "제작사 측에서도 양국의 시청자를 타깃으로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무심히 꽃을 건네며) "오다 주웠어요."(술을 마시다가) "아이스크림 사러 갈래요?"K-연하남의 본격 플러팅에 일본 여심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 남성에 대한 판타지를 총집합한 현지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합작 드라마도 아니다. 일본 민영 방송사인 TBS가 제작하고 지난 23일부터 첫 방송을 한 화요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이야기다.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1회가 공개된 후 3주 연속으로 톱10에 들며 입소문이 났다. 23일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아이 러브 유'는 눈이 마주친 상대의 목소리가 들리는 능력을 갖춘 주인공 유리(니카이도 후미)가 우연히 만난 한국 유학생 태오(채종협)와의 러브스토리다. 채종협은 멸종 위기 동물 연구를 하는 유학생으로 일본 대학에 재학 중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유리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초능력자인 유리는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태오의 속마음을 눈치채지 못한다. 본방송에선 유리와 시청자를 동일한 상황에 놓이게 하려고 태오의 한국말을 번역하지 않는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한국어를 몰라서 더 궁금하다", "아는 한국어가 들려 반갑다"는 등 재미를 더한다는 반응이다.남자 주인공이 한국인인 만큼 한국 음식도 많이 등장한다. 일각에선 '밥 테러'(무차별적으로 식욕을 당기게 하는) 드라마라고 입을 모은다. 비빔밥, 부침개, 라볶이 등 한국 음식이 마치 백종원의 '스트릿푸드파이터'처럼 맛깔나게 표현된다.'아이 러브 유'의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는 이 드라마 주인공인 한국인 배우 채종협이 꼽힌다.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친하지 않은 사이인데 주인공의 이름을 부르거나, 여주인공의 얼굴을 보고 "키레이"(예쁘다), "스키데스(좋아한다)", "빨리 나를 좋아해 달라"고 돌직구 발언을 한다.또 꽃 선물을 주며 "오다 주웠다"고 무심한 듯 '심쿵'을 유발하며 술자리에서 "아이스크림 사러 갈래요?"라며 한국식 플러팅을 한다. 여배우 니카이도 후미와 30cm 이상 차이 나는 큰 신장, '멍뭉미' 넘치는 귀여운 외모와 상반된 남자다운 몸매까지. 미디어로 접한 한국 남성에 대한 로망을 한 데 모았다.채종협 인스타그램은 최근 팔로워 212만명을 돌파했고 그의 게시글엔 한국인보다 일본 팬들의 댓글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일본 누리꾼들은 "횹사마 때문에 화요일이 기대 된다", "심장이 멈추지 않는다", "태오군(극중 이름) 육체미 아리가또(고마워요)"라거나 "일본 드라마에 출연해 줘서 고맙다", "얼굴만 봐도 힐링된다", "일본어도 잘하고 웃는 얼굴이 예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앞서 한국 여배우가 일본 드라마, 영화에 출연한 사례는 적지 않다. 하지만 현지 민방에서 한국 남자 배우를 여주인공의 상대역으로 기용한 것은 채종협이 최초다. 일본 언론들도 채종협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스토브리그', '무인도의 디바' 등 채종협의 출연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한 웹 매거진은 "여주인공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모습과 상냥한 눈빛이 멋지다"며 "한국 남자 특유의 로맨틱한 접근이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매체는 "'아이 러브 유'의 설정은 '도깨비'나 '호텔 델루나' 등 한국식 판타지를 도입한 것"이라며 "한국 드라마를 그다지 보지 않았던 시청자들에도 제대로 어필한 것"이라고 전했다.일본 매거진 GOETHE는 "욘사마에 이어 횹사마 붐이 왔다"며 이 같은 반응을 알렸다. 현지 MZ세대 사이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라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 현지 방영 후 '욘사마'(배용준) 열풍이 분 지 20년 만에 그 인기의 명맥을 채종협이 이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현지 방송 관계자는 "황금시간대 작품이 끝나면 출연한 배우들의 입지는 이전과 달라진다"며 "채종협도 그 이후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작품이 성공한다면 로맨스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한국 배우가 기용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신한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