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현·선물 순매수 전환…삼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집중매수
한미일 구두개입에 불안감 덜었지만 "환율·중동위기 따른 증시 변동성 경계해야"
[마켓톺] 강달러 진정되자 되돌아온 외국인…'환율 수혜주' 담았다
1,400원대를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자 18일 국내 증시도 오랜만에 반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810억원을 순매수하며 4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200 선물도 4천646억원을 순매수해 7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고환율, 고금리 등 누적된 악재를 피해 이탈했다 되돌아온 외국인들은 고환율에 따른 수출 수혜가 기대되는 삼성중공업(1천84억원), HD현대중공업(235억원) 등 조선주를 집중 매수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살아있는 삼성전자(817억원)와 수출 비중이 크고 전기전력 업황이 좋은 HD현대일렉트릭(547억원)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랭크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천854억원), 운수장비(1천786억원), 금융업(586억원), 의약품(375억원) 순으로 매수세가 강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인하 전망이 후퇴하고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찍었다.

이는 1분기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불러오면서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했다.

지난 11일 2,706.96에서 17일 2,584.18로 122포인트(4.5%) 넘게 떨어졌다.

강달러에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한미일 3국은 이례적인 공동 구두개입으로 진화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회의를 가진 3국 재무장관은 엔화와 원화 가치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일 재무장관이 양자 면담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전날 1,386.8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 1,372.9원으로 이틀 연속 빠르게 하락했다.

더불어 위험 회피 심리를 확산시켰던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세가 꺾인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날 10년물 수익률은 7.9bp(1bp=0.01%포인트) 내린 4.593%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하던 국제유가도 중동 긴장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2.73달러(3.0%) 내린 87.29달러로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연기하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했고, 한은 총재가 외환시장 안정화를 재차 강조하면서 환율 급등세가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19일 국내 증시는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되찾음에 따라 반발 매수세가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 재무당국의 환율 안정화 의지가 확인된 만큼 확대됐던 시장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진정된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끈적한' 물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하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

누그러졌다고는 하나 여전한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