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올해 1분기 매출이 2%(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복 소비’와 중국 리오프닝에 힘입어 성장 가도를 달렸던 글로벌 명품산업이 중국발 수요 둔화로 급격하게 침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VMH는 올 1~3월 매출이 206억9400만유로(약 30조4000억원)로 집계됐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비저블알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11억4000만유로)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든 수치로 분기 기준 변동률로는 2021년 초 이후 최악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LVMH의 분기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8%, 2분기 21%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하반기부터 9% 수준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최대 고객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명품 수요가 둔화한 탓이다. 1분기 미국·유럽에서 LVMH의 매출은 2% 늘었지만, 아시아(일본 제외)에선 6% 감소했다. 일본에선 엔저(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32% 증가세를 보였다.

LVMH는 주요 브랜드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장 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인 브랜드인 디올과 루이비통의 매출 증가율이 2% 언저리에서 정체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과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 고객의 변화”라며 “향후 실적 회복세는 몇 개 분기 또는 수년에 걸쳐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명품산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 팬데믹을 계기로 촉발된 ‘럭셔리 붐’은 완전히 종식됐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8~10% 수준이었던 명품시장 성장률은 올해 1~4%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