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야권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밝힌 여당의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을 놓고 "여전히 '내가 맞다'고 우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조금이라도 국정의 변화를 기대했던 국민을 철저히 외면했다"며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불통의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 대신 방향은 옳았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반성은커녕 지금까지처럼 용산 주도의 불통식 정치로 일관하겠다는 독선적 선언이었다"며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하면서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라는 총선 민의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었다. 아집과 독선으로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말이지 도대체 '답이 없다' 싶다. 국민은 윤석열 정부가 걸어온 길, 가려는 길이 모두 틀렸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여전히 '내가 맞다'고 우기고 있다. 심지어는 국민을 향해 화를 낸다"며 "역대급 심판에도 변하지 않은 대통령이다. 정부가 이러면 도리가 없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이 몰라봬서 죄송하다. 윤 대통령 자신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잘했는데,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하니 국민이 외려 사과해야 하나 보다"라며 "국민은 국정 방향이 잘못됐다고 정권을 심판했는데 대통령은 정부 탓을 하니 잘못된 진단에 올바른 처방이 나올 리 없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여당의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을 육성으로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대통령실을 통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낮은 자세와 더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 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고 했다.

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고, "회초리를 맞으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어떻게 잘할지 생각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요구한 영수 회담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국민을 위해선 못 할 게 뭐가 있느냐'는 발언에 답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